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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째 이어진 이웃 송아지 기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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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째 이어진 이웃 송아지 기부마을

입력
2017.08.2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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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째 이웃간 송아지 릴레이 기부를 펼치고 있는 충남 서산시 지곡면에서 이번에 송아지를 받게 된 김환성(오른쪽)씨가 24일 ‘고향에 송아지 보내기 운동’ 기탁송아지 사육지정서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32년째 이웃간 송아지 릴레이 기부를 펼치고 있는 충남 서산시 지곡면에서 이번에 송아지를 받게 된 김환성(오른쪽)씨가 24일 ‘고향에 송아지 보내기 운동’ 기탁송아지 사육지정서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서산시 지곡면에서 32년째 마을 주민 간 송아지 기부가 이뤄지고 있다.

24일 오전 충남 서산시 지곡면 대요리 권근혁(76)씨는 그 동안 정성 들여 키운 암송아지 1마리를 이웃에게 전달하는 ‘고향에 송아지 보내기 운동’ 기탁행사를 했다. 행사는 기탁받은 암송아지를 3년 동안 키워 어미 소를 만들고 어미 소가 암송아지를 낳으면 다른 농가에 전달하는 것으로, 198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당시 한 기업이 농가소득 증대와 자립기반 조성을 도우려고 마을에 암송아지 한 마리를 기부하면서 시작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번에 송아지를 이웃에게 기부한 권씨의 집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38개 농가가 행사에 참여했다.

기탁받은 암송아지가 어미소가 돼 암송아지를 낳으면 주민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재산 규모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암송아지 기탁자로 확정된다. 이번에 암송아지를 전달받은 주민은 김환성(67)씨다. 김씨는 “새 식구로 맞아들인 송아지를 잘 먹이고 키워서 3년 후에 다른 이웃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 한 마리가 농가에 큰 재산이던 예전과는 많이 시대가 바뀌었지만 주민들은 계속 이 기부행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대영 지곡면장은 “송아지 보내기 운동이 명맥이 30여년째 이어져 내려오는 곳은 지곡면이 유일할 것”이라며 “이웃 간 서로 돕고 관심을 갖는 미풍양속이 앞으로도 지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산=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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