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 “박근혜, 정치적 책임은 져야” 출당 의지 거듭 밝혀
자유한국당 연찬회에서 당의 살림을 맡고 있는 사무총장이 ‘야당 된 설움’을 토로했다. 당의 후원금이 끊겼다는 곳간 걱정이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24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 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ㆍ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조직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돈도 없고 조직도 없고 정권도 뺏겼다”며 “얼마나 어려운지 말씀 드리자면 후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때는 직ㆍ간접적으로 150여개 공공기관이 우리의 울타리였지만 지금은 우리를 도와주는 공공기관이 한 곳도 없다”고도 했다.
홍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현역 국회의원들은 임기가 3년 남아있어 위급하다는 생각을 못 하고 있다”며 “다시 시작해 당을 살려야 한다”고 독려했다.
홍 사무총장은 조직 혁신 방안으로 책임당원(당비 내는 당원) 2배 확충, 지역별 100~150명의 청년ㆍ여성 당원 확보, 비례대표 의원들의 직능별 당원 500명 확보 등을 제시했다. 한국당은 이중 일부를 당무 감사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홍 사무총장은 “국회의원 107명 보좌진 중 책임당원은 80% 이하”라며 “앞으로는 964명 보좌진 전원을 책임당원으로 확보해줘야 한다”고 보좌진의 책임당원 가입도 압박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연찬회에서 거듭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의지를 드러냈다.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줄곧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 정치적 탄핵은 할 수 있지만 사법적 탄핵은 사유가 안된다고 주장했다”며 “(재판에서) 무죄를 받을 수 있으나 정치적인 책임은 벗어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친박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시기상조론’에도 “시기를 보자, 3심 확정 판결 때까지 기다리자는 주장은 다 망하고 난 뒤 (우리도) 같이 망하자는 말과 똑같다”고 반박했다.
탄핵을 주도한 의원들의 책임도 따져봐야 한다는 류석춘 혁신위원장의 주장을 두고도 홍 대표는 “탄핵 찬성 여부는 자신의 정치적 판단”이라며 “의원들의 소신을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간 누차 국정 지지세력과 파탄세력을 구분하자고 얘기해왔다”며 핵심 친박의 인적청산 당위성도 재차 피력했다.
이날 연찬회에선 당 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성중 의원이 부적절한 우스갯말을 해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의원들이 다소 지루해하는 분위기가 되자 “개그를 해보겠다”며 의원들에게 난센스 퀴즈를 냈다. 박 의원은 “닭 중에 가장 빠른 닭은?”이라고 물은 뒤 “후다닥”이라고 답했고, 이어 “제일 야한 닭은?”이라는 문제도 냈다. 답이 나오지 않자, 박 의원은 “홀딱이죠”라고 자문자답했다. 박 의원은 또 “구구단 문제를 내보겠다”며 “2 곱하기 4는, (이삿짐) 센터” 등의 농담을 한 뒤, “이거 맞히면 큰 선물 나간다”며 “5 곱하기 9는?”이라고 물었다. 참석자들이 우물쭈물 하자, 박 의원은 “완전 ×됐다. 우리가 5월 9일 대선에서 완전 ×됐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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