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원, 범행 도운 아내는 징역 3년
훈육 이유로 때려 숨지자 바다에 버려
시신 없이 재판…검찰 항소여부 검토
두 살배기 아들을 학대해 잔인하게 살해한 후 시신을 인근 바다에 내버린 비정한 20대 부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정중)는 24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사체손괴ㆍ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모(26)씨와 아내 서모(21)씨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강씨에게는 또 160시간의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강씨가 자신의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후 범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잔인한 방법으로 시신을 훼손해 바닷가에 버리는 등 반인륜적인 범행으로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아내 서씨는 학대를 당한 아들을 방치하고 남편 범행에 가담했지만 사건 당시 18세의 어린 나이로 남편의 가정폭력 피해자이고 범행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2014년 11월 27일 전남 여수시 봉강동 자신의 원룸에서 훈육을 이유로 두 살배기 둘째 아들을 수 차례 폭행하고 머리를 벽에 찧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시켜 바다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씨는 아들이 아버지의 폭행으로 실신 상태에 이르렀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남편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아들의 사망사실을 숨긴 채 2014년 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총 27차례에 걸쳐 300여만원의 양육수당까지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큰아들(6)과 친구로부터 양육을 부탁 받은 한 살배기 여아까지 일주일에 수 차례씩 폭행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서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과 함께 저지른 범행에 대해 침묵해오다 검찰 수사에서 남편과 함께 시신을 유기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범행을 털어놓았다. 검찰은 전담수사팀까지 꾸려 유전자 감식과 프로파일러를 동원한 심리수사를 벌여 강씨 부부의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결심공판에서 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서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 관계자는 “1심 판결문을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