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가 유럽과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을 총괄하는 대표 자리에 한국인을 동시에 발탁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이베이는 23일 이재현 이베이 아시아ㆍ태평양(APAC) 지역 총괄 대표를 유럽 지역 총괄 대표로, 박주만 이베이 호주 사장을 아태지역 총괄 대표로 각각 임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베이는 미주와 유럽, 아태지역 등 총 3곳으로 지역 본부를 나눠 운영하는 데, 이번 인사로 미주 본부를 제외한 나머지 2곳의 지역 본부가 모두 한국인 경영진 책임하에 놓이게 된 것이다.
새로 선임된 한국인 경영진 모두 이베이코리아 대표를 지낸 바 있어, 이베이 내 한국시장 위상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 현재 이베이의 한국 거래 규모는 연간 약 14조원으로 단일 국가 기준으로 미국과 영국에 이어 3위이다. 2002년 이베이코리아 대표를 지낸 이 대표는 2005년 아태지역 총괄 대표로 승진한 지 12년 만에 시장 규모가 더 큰 유럽 총괄 자리로 이동하게 됐다.
이 대표는 이베이 글로벌 사업의 한 축이 된 ‘국경간 거래(CBT) 비즈니스’에서 아시아 지역 판매자들이 전 세계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경영 공로를 인정받았다.
신임 아태지역 본부장에 선임된 박 대표도 이베이코리아 대표 출신이다. 그는 2005년부터 이베이코리아 대표로 재직하다가 지난 2013년 호주 사장에 전격 발탁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비영어권 인사인 박 대표가 영어권인 호주 시장을 무리 없이 이끌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이베이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한국에 이어 호주에서도 이베이의 전자상거래 1위 업체 자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중고품이 많이 거래되던 기존 호주시장 사업 모델을 신상품 위주로 바꿔 이베이호주의 체질을 개선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베이 관계자는 “한국인 경영자 두 명이 글로벌 지역 본부장에 동시에 임명된 건 사상 처음”이라며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글로벌 시장에 접목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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