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해요. 이렇게 기자 분들이 와주셔서 제 얘길 들어주신다는 게 꿈 같아요."
배우 이태임이 2년여 만에 연예계에 복귀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진행된 JTBC '품위있는 그녀' 종영 인터뷰 도중 이태임은 "이 순간이 꿈 같다"며 감회를 표현했다.
지난 2008년 MBC 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로 데뷔한 이태임은 글래머러스한 몸매, 도회적인 외모로 단숨에 섹시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대중의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2015년 한 동료 연예인과 불화 논란으로 그는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오랜만에 이태임을 만나 연기와 공백기, 그리고 '품위있는 그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복귀작, '품위있는 그녀'여야만 했던 이유는
"'결혼해 주세요' 라는 작품을 했을 때 시청률이 잘 나왔다. 그때 불륜녀 역이었는데 10년간 제가 했던 드라마 중 최고 대박을 친 작품이다. 그래서 이번에 연기하기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다. 그리고 '품위있는 그녀'는 제가 연기력으로 검증 받을 수 있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분들과 작가, 감독님 등 다 제가 너무 존경하는 분들이기에 이 분들과 같이 하면 내가 연기력으로 인정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했다. 복귀하면서 이젠 제가 연기력으로 인정 받아야만 하는 단계라는 걸 알았다."
-이번에 연기력 칭찬을 많이 받았겠다
"많은 분은 아니지만 응원해주는 분이 계신다. 제 팬분들은 '힘 내서 연기하면 좋겠다'고 응원해주더라. 그동안 정말 수많은 악플을 봤다. 인신공격부터 시작해서 입에 담지도 못할 욕들을 말이다. 그래도 소수의 팬들이 응원의 말을 해주시니 의지가 됐고, 잘할 수 있었다."
-여러 악플에 서운할 때도 있을 듯하다
"당연히 섭섭하다. 상처 받기도 한다. 인신공격이 정말 상처 받더라. 그래도 '내 탓이오' 하면서 기다린다. 연기력으로 보여 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
-지난 2년의 얘기가 궁금하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쉬었을 때, 학업에 몰두해보자 싶어서 학교를 갔다. 그런데 친구들의 시선을 견디기가 힘들더라. 아무도 신경 안 썼을 텐데 저 혼자 그랬다. '정신을 보듬어야지 공부할 때가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몸과 정신을 추스리고자 부모님 곁에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진지하게 이걸(연기를) 관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를 그만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여배우가 그런 모습을 보인 자체가 끝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로맨스 연기를 할 수 있겠나, 시청자에겐 (영상)캡처가 화면 위에 겹쳐 보일 텐데. 하지만 저희 집이 여유가 있는 게 아니고, 생계는 제가 책임 져야 하는데 제가 이미 얼굴이 알려진 상태라 어디 가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다시 돌아가야 겠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용기 낸 계기는 가족 때문인가
"가족 때문이다. 가족이 없으면 저도 여기 없었을 거다."
-지금은 상처를 좀 털어냈나
"지금은 많이 치유됐다. '품위있는 그녀'를 하면서 다 잊어버렸다. 배우로서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이 작품에 임했다. 안 좋은 일을 겪으면서 어떤 역이 들어와도, 단역이라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품위있는 그녀'에서 비중 있는 역을 맡게 돼 정말 감사했다. '품위녀'를 '제 인생 최고의 드라마'라고 한 건 시청률 때문이 아니다. 저한테 힐링이 됐던 드라마였고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준 고마운 작품이기 때문이다. 정말 열심히 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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