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인치ㆍ각진 모서리로 시원한 화면
한 화면서 2개 앱 구동 기능 추가
꺼진 화면 메모 등 S펜 편의성 강화
삼성 스마트폰 첫 듀얼카메라 탑재
고동진 사장 “충성고객들이 성공 원동력”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자리한 복합 전시장 ‘파크 애비뉴 아모리’는 고급스러운 백화점과 화려한 공연장으로 가득 찬 거리 가운데 우뚝 서 웅장한 무게감을 뿜어낸다. 23일(현지시간) 오전 11시 전 세계 1,500여명의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고 전시장 대형 무대에 올라선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입과 손에 집중했다. 고 사장은 “2011년부터 시작된 갤럭시노트 성공의 원동력은 노트 충성 고객들의 끝없는 열정”이라고 운을 뗐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갤럭시노트8는 아모리 전시장의 차분한 분위기와 닮아 있었다. 화려함, 참신함보다는 안정감과 견고함에 훨씬 가까웠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8는 진화한 S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크기를 극대화한 화면), 강력한 듀얼카메라를 갖춰 불가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갤럭시노트8가 전 세계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단종으로 끝난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등장한 첫 노트 신제품이다. 그래서 갤럭시노트8에는 ‘삼성이 왜 갤럭시노트라는 브랜드를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대화면이 주는 몰입감을 극대화했고 S펜의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노트만이 가능한 것’에 철저히 몰두한 결과물인 갤럭시노트8가 갤럭시노트 브랜드의 성공적인 부활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갤럭시노트는 대화면과 S펜으로 대표된다. 갤럭시노트8는 노트 중 가장 큰 6.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양쪽 휘어진 부분인 ’엣지’가 기존 제품보다 더 가팔라졌다. 가팔라진 엣지는 대화면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휘어지는 부분을 최소화하면서 평면 구간을 최대한으로 확보했기 때문에 더 시원해진 화면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대화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하는 멀티태스킹을 선호하는 점을 감안, 자주 사용하는 2개 소프트웨어(앱)를 묶어둘 수 있는 ‘앱페어’ 기능도 추가됐다. 내비게이션 앱과 음악 앱을 묶어 두면 터치할 때마다 2개 앱이 화면을 분할해 동시 구동되는 식이다.
S펜은 그동안 0.7㎜에 불과한 펜촉과 4,096단계에 달하는 필압을 잘 보여주기 위해 정교한 작업이 필요한 그림 그리기 기능을 앞세웠지만, 이번에는 일상적 기능의 편의성에 집중했다. S펜 사양은 전작인 갤럭시노트7과 같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S펜으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S펜을 뽑아 바로 메모하는 기능이었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8의 꺼진 화면 메모는 기존 1페이지에서 최대 100페이지까지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단어 번역은 문장 번역까지 확대됐고, 화폐와 단위 변환도 추가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삼성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탑재된 ‘듀얼카메라’다. 1,200만 화소의 망원렌즈와 광각렌즈 2개가 장착돼 있다. 2개 렌즈가 피사체와 배경을 분리 촬영해 피사체가 돋보이도록 배경을 흐리게 처리할 수 있다.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기능도 적용돼 최대 10배까지 확대 촬영해도 흔들림이 최소화된다. 이 외 홍채ㆍ지문ㆍ얼굴 등 생체 인식,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 무선충전, 방수방진 등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고유 기능들도 그대로 지원한다.
갤럭시노트8는 64기가바이트(GB)와 128GB, 256GB 3개 모델로 색상은 미드나이트 블랙, 오키드 그레이, 메이플 골드, 딥 씨 블루 등 총 4개다. 국내에는 64GB와 256GB와 메이플 골드를 제외한 3개 색상으로 한정해 9월 15일 출시된다. 가격은 100만원대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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