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41ㆍ삼성)의 세 번째 은퇴 투어 무대는 고척스카이돔이었다.
넥센 선수들은 23일 삼성과의 홈 경기에 앞서 전원 이승엽의 등번호인 3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전설’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넥센 선수들은 1루 측에 도열해 이승엽에게 인사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과 주장 서건창은 마운드 앞에서 이승엽에게 특별한 선물을 전달했다. 고척스카이돔의 인조잔디 위에 36번 유니폼이 올려져 있는 대형 액자였다. 유니폼에는 이승엽의 '새로운 내일'을 응원하는 넥센 선수들의 응원 메시지가 친필로 적혀 있었다. 액자와 함께 꽃다발을 전달받은 이승엽은 도열한 넥센 선수단 쪽으로 걸어와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척스카이돔에는 이승엽의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이승엽은 “오늘이 벌써 세 번째 은퇴 투어 행사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성껏 준비해주신 넥센 관계자 여러분과 선수단,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특히 이날은 이승엽에겐 잊을 수 없는 야구의 날이다. 9년 전인 2008년 8월23일 한국 야구대표팀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일궜다. 당시 이승엽은 극심한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가 일본과 준결승에서 8회 극적인 결승홈런을 치며 영웅이 됐다. 이승엽은 "대표팀이 거둔 9승 중 7승을 거둘 때까지 내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올림픽에 참가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어렵게 참가했고, 나라를 대표해서 나간 건데 마음대로 안 되니 민폐가 아닌가 했다"고 당시의 고충을 털어 놓았다. 그는 “홈런 전까지는 너무 힘들었다. 힘들면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던 기억이다. 마지막 타석의 홈런 하나가 나의 야구 인생을 유지하게 해줬다. 내 야구의 명을 길게 해주는 홈런이었다. 베이징올림픽은 나의 삶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돔구장도 이승엽에겐 특별하다. 이승엽은 “돔을 좋아한다. 원래는 싫어했다. 일본에 처음 갔을 때 조명이 어둡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성적이 안 좋았는데, 조금씩 적응되니 편해졌다. 좋다"고 말했다. 이어 "넥센은 젊은 팀이다. 타격이 좋아서 전력과 비교해 좋은 성적을 낸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배울 점이 많은 팀이다. 앞으로 KBO도 넥센을 바라보며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넥센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승엽은 3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로 고척돔 고별전을 마쳤고, 경기는 넥센이 5-1로 승리했다.
인천에선 두산이 SK를 4-1로 꺾고 롯데에 패한 선두 KIA와 승차를 3.5경기로 줄였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4피안타에 4사구 2개만 내주고 7이닝 1실점, 시즌 11승(7패)째를 올렸다. 4개를 곁들인 탈삼진은 올 시즌 100개(101개)를 넘겨 10년 연속 세 자릿수를 달성했다. 이는 해태 이강철(1989~1998년·10년)에 이어 KBO리그에서 두 번째다. 좌완투수로는 장원준이 처음이다. 광주에서는 롯데가 전날 양현종에 이어 헥터 노에시가 등판한 KIA를 7-5로 꺾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LG는 잠실에서 NC를 9-3으로 제압했다.
한편 한화 배영수는 수원 kt전에 앞서 지난 20일 대전 롯데전 부정 투구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규약을 어겼기 때문에 모든 게 내 잘못 같다. 어제부터 많이 반성했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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