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MBC 사장이 “절대 퇴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 본부가 “경영 실패를 자인하고 거짓말을 늘어놓았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23일 성명을 통해 “김 사장이 MBC 구성원들의 잇단 제작중단과 총파업 찬반투표에 맞서 간부들을 다독이려는 목적으로 (회의를) 소집했지만, 오늘 회의로 김장겸 경영진의 퇴진 사유는 더욱 명확해졌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개최된 확대간부회의에서 김 사장은 “불법적이고 폭압적인 방식에 밀려, 저를 비롯한 경영진이 퇴진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퇴진 불가 입장을 밝혔다. 또 “(언론노조 MBC본부가) 본 적도 없는 문건을 교묘히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로 연결해 경영진을 흔들고 있다”며 최근 언론노조 MBC 본부가 폭로한 일명 ‘MBC판 블랙리스트’를 부인했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이미 사법부는 수차례 MBC 내의 징계와 부당전보가 불법적이었음을 판결했고, 그 행위가 전사적으로 지시, 기획, 실행돼왔음을 보여주는 물증이 이번에 새로 드러난 것”이라며 “‘블랙리스트’를 부인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결론이 난 판단을 부인하고 무시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또 김 사장이 “특별근로감독관을 파견하고, 각종 고소 고발을 해봐도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피의자로 입건되고, 특별근로감독관의 출석 요구를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는 자가 후안무치한 거짓 선동에 나섰다”고 질타했다. 이어 “방송법과 상법 운운하기 전에 악질적인 탄압으로 MBC를 파괴하고, 노조파괴를 공작하고, 형법과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경영진은 이 모든 범죄 행각에 대한 법적 책임을 먼저 각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24일부터 29일까지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투표 결과에 따라 9월 초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MBC 내 제작인력 300여명이 제작거부에 동참하면서 안건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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