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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서 수평적 경쟁 관계로 바뀐 차이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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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서 수평적 경쟁 관계로 바뀐 차이나 시장

입력
2017.08.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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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ㆍ화학 등 기술우위 바탕 급성장

기술격차 줄고 사드보복 이중고

최근 중국 매출 급격한 감소세로

“제품 차별화 등 새로운 전략 필요”

#기아자동차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발 빠르게 중국 시장을 두드렸다. 1996년 중국 위에다(悅達)그룹과 기술 합작해 ‘프라이드’를 생산했고, 2002년에는 둥펑(東風) 자동차와 합자회사 ‘둥펑위에다기아’를 세운 뒤 중국형 승용차 ‘천리마’를 내놨다. 현대자동차도 2002년 베이징자동차와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차를 설립해 중국시장에 뛰어든 이후 공격적 투자로 현지 생산을 늘렸다. 현재 현대ㆍ기아차는 8개의 중국 현지 공장을 운영하며 ix25, 투싼, 쏘나타, K2~K5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03년 10만대에 불과했던 두 회사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180만대 수준으로 급증했다. 전세계 판매량 가운데 중국 판매 비중은 현대차가 23.5%, 기아차가 21.5%에 달한다.

#LG화학은 1995년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중국 톈진(天津)에 폴리염화비닐(PVC) 생산법인 ‘LG 다구’를 설립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1996년에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아크로니트릴ㆍ부타디엔ㆍ스티렌(ABS) 생산법인 ‘LG 용싱’을, 2003년엔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용 편광판과 2차전지를 생산하는 ‘난징 테크노파크’를 각각 설립했다. LG화학이 ABS와 편광필름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가 된 것은 세계의 생산공장으로 떠오른 중국에 대한 투자 덕분이었다. LG화학의 지난해 매출 가운데 34%(6조9,360억원)가 중국에서 발생했고, 중국 현지 법인의 매출은 처음 상업생산을 시작한 1998년보다 118배나 증가했다.

이처럼 1992년 한중 수교는 우리 기업들에 세계 최대 시장을 제공하며, 성장의 기회를 줬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의 17.4%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68.6%), 삼성디스플레이(37.8%), SK하이닉스(34.7%), 한화케미칼(33.8%), LG화학(32.9%), 삼성SDI(31.9%) 등의 중국 매출 비중은 30% 이상이다.

그러나 중국 시장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중국 매출이 감소한 데다 기술 혁신으로 급성장한 중국 기업들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의 지난달 중국 판매량은 5만5,000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32% 감소했다. 중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3.8%로 반 토막 났고, 시장 순위에서도 13위로 밀렸다. 오히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산 승용차가 국내에 수입돼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LG화학 등 국내 화학업체들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술을 가졌지만,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2002년 4.7년에서 2015년 3.3년으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는 1998년 37.9에서 2015년 44.8로 높아졌다. 수출 경합도가 높을수록 수출 구조가 비슷해 수출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중 산업ㆍ경제 관계가 수직적 보완관계에서 수평적 분업ㆍ경쟁 관계로 바뀌었다”며 “국산제품의 기능ㆍ성능ㆍ디자인을 차별화하는 새로운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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