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을 넘어선 제45회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는 KBO리그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회다.
4개 전국고교대회 중 가장 나중에 열려 프로야구 신인 2차 드래프트(9월11일)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쇼케이스’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1차 지명 같은 2차 1라운드
지난 22일 프로야구단 스카우트들은 대회가 계속된 목동구장을 비워두고 일제히 신월구장에 모였다. 신월구장에서의 일정은 마감됐지만 이 곳에서 이날 해외파 트라이아웃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선기(상무)가 포함돼 있었다.
고교 ‘빅3’의 행보는 뜨거운 관심사다. 김선기와 서울고의 투타 겸업 ‘야구천재’ 강백호, 덕수고 에이스 양창섭까지 용호상박의 2차 1순위 지명감들이다. 전체 1순위 지명은 전년도 순위의 역순에 따라 kt의 몫이다. 최재영 kt 스카우트 차장은 “우리 팀에 당장 필요한 포지션은 투수지만 강백호 같은 야수를 다른 팀에 뺏기는 것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스카우트들 사이에선 kt가 김선기와 양창섭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측이 조금 더 많다.
상무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김선기는 최고 150㎞의 직구를 보유한 데다 군 문제까지 해결해 ‘인기 상품’이다. 세광고를 나와 2010년 시애틀과 계약금 43만5,000달러(약 4억 8,000만원)에 입단 계약을 맺고 미국에 건너갔지만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2014년 돌아와 KBO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최재영 차장은 “트라이아웃 때는 80% 정도의 힘으로 던졌지만 이미 파악은 끝난 상태다”라면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백호는 ‘한국의 오타니’로 불리는 팔방미인이다. 포수, 내야수, 외야수, 포수까지 전 포지션을 섭렵한 그의 타고난 야구 재능은 따라갈 선수가 없다는 평이다. 투수로도 150㎞의 강속구를 던지지만 프로 입단 후에는 야수에 전념할 가능성이 높다. 양창섭은 최고 147㎞의 직구에 각도 큰 슬라이더, 제구력까지 겸비한 만능 투수다.
봉황대기가 최대 변수
강백호와 양창섭은 청소년 대표팀에 차출됐지만 이미 구단들이 검증을 마쳐 판단만 남은 상태다. 하지만 나머지 1라운드 지명 후보들은 이번 대회가 변수다.
‘빅3’ 외에도 성동현(장충고), 이승헌(마산 용마고), 이승관(야탑고ㆍ이상 투수)은 다른 해였다면 1라운드 상위 순번 지명감들이다. 이 중 왼손 이승관은 22일 백송고와 32강전에서 7회에 등판해 최고 147㎞의 직구를 뿌려 눈길을 사로잡았다. 1차 지명에서 김정우(동산고)를 택한 SK가 아쉬워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구위를 선보여 상위 순번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재영 차장은 “마지막 대회라 선수들도 전력을 다하는 것 같다. 봉황대기가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23일 열릴 예정이던 32강 4경기는 우천 순연돼 24일 열린다. 남은 대회 일정도 하루씩 밀렸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