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질책에 엉뚱한 답변
”조그마한 신문 몇 군데가 확대 해석” 발언도 논란
살충제 계란 파동 대응 미흡으로 비판의 중심에 서 있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여야 모두에게 거센 질타를 받았다.
류 처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 질의 응답 과정에서 지난 17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자신을 질책한 것과 관련해 “총리가 짜증을 냈다”고 표현했다. 그의 발언에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은 “류 처장이 업무 파악이 안 되고 (사안을) 분간하지 못해 국민의 엄청난 불신을 받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답변 태도는 정말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여당도 그의 발언을 옹호하지 않았다. 농해수위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처장이 총리가 짜증을 냈다고 했는데, 짜증이 아니라 질책한 것 아니냐”며 “성실하고 정중하게, 신중을 기해서 답변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여야의 연이은 지적에도 류 처장은 “짜증과 질책은 같은 부분”이라며 “약간 억울한 부분이 많아서 그렇다”고 항변했다.
류 처장의 이 같은 답변 태도는 회의 내내 이어졌다. 류 처장은 김태흠 한국당 의원이 ‘류 처장은 자기 입도 책임지지 못 하는 사람이다. 책임지고 사퇴할 의향이 없냐’고 추궁하자 “식약처가 오락가락한다고 하는 것은 언론이 지어낸 말”이라고 답변했다. 이후에도 그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지만 ‘국내산 달걀에서는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된 바 없다’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조그마한 신문 몇 군데만 지면을 장식했다. 확대 해석된 부분이 있다”고 말해 논란을 더 키웠다.
참다 못한 여당도 류 처장 비판에 가세했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유통 단계에서 살충제 달걀이 발견된 곳이 몇 군데인가’라는 자신의 질문에 류 처장이 즉시 대답하지 못하자 “아직도 업무 파악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이어 “현 장관과 처장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이번 파동을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경위는 반드시 부처 내에서 원인을 규명해 결과를 보고하라”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