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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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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잰걸음

입력
2017.08.2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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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 “금융감독원과 강도 다를 것…

수사에서 나올 수 있지 않겠나”

大銀 “두 차례나 금감원 검사 받았다”

금감원 “프로세스 확인… 용처는 범위 밖”

박인규 DGB금융그룹회장 겸 DGB대구은행장.
박인규 DGB금융그룹회장 겸 DGB대구은행장.

창립 50주년을 맞은 DGB대구은행이 여직원 성추행 사태에 이어 박인규 은행장의 비자금조성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대구은행 측은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문제가 없었던 일이라며 의혹을 일축하는 분위기이지만 경찰은 그때와 다를 것이라며 본격 수사를 예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인규 대구은행장 비자금 조성 의혹을 내사 중인 대구경찰청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금융감독원 면죄부설’에 대해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 수사에서 나올 수도 있지 않나. (금융감독원과 비교해 조사의)강도가 틀릴 것”이라며 강한 수사의지를 피력했다.

경찰은 “박인규 대구은행장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 할인하는 ‘상품권깡’을 하는 방법으로 매달 수천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투서에 따라 최근 은행 관계자를 소환해 사실확인을 하는 등 내사 중이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 측은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를 확인 한 뒤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은행 내외부에서는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문제 없이 넘어간 일”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사퇴설이 나돌던 박인규 행장도 지난 21일 을지연습이 진행된 은행 2본점 강당을 찾아 직원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 (경찰 내사에 대해 내가) 잘 대응하겠다”고 하는 등 자진사퇴설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박 행장이 자진사퇴라는 불명예퇴진 대신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 상황은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측은 “지난해 12월 특수은행국이 대구은행에 대해 정기적으로 하는 경영실태 평가 과정에서 비자금조성 루머가 있어 확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는 프로세스를 보는 기관으로, 상품권 구입 과정 등은 확인했지만 구입한 상품권의 사용처까지 살필 권한도, 능력도 없다”고 밝혔다. 또 “1월에 준법감시국이 실시한 검사는 여신(대출 등)의 적정성 여부 등을 살피는 것으로,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은 검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상품권 구입 과정을 스크린 했지만 사용처와 ‘깡’ 여부까지 들여다 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대구은행 측은 대놓고 “면죄부를 받았다”고 하지 않고 있으나 “금융감독원 검사를 두 차례나 받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금감원 검사를 두 차례나 무사히 넘겼는데 은행장이 건재한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 아니냐는 항변으로 읽힌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사용처까지 확인하지 않았고, 경찰도 금감원과는 다를 것이라고 한 만큼 이번 사태가 어떻게 번질지 세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대구은행은 대구ㆍ경북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중추적인 금융기관으로, 은행이 흔들리면 지역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경찰이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하루빨리 수사를 마무리해 그 결과가 어떻든 이 같은 불안정한 사태를 종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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