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과 원작 소설의 다른 매력은 무엇일까.
김영하 작가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측을 통해 자신의 소설이 영화화된 것에 대한 설렘과 칭찬을 21일 전했다.
2013년 발간한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사전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물론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문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파격적인 설정과 빠른 전개, 반전 결말까지 고루 갖춘 소설은 출간 직후 영화화 제안이 쏟아졌고, 그 동안 스릴러 액션 장르에서 탁월한 감각을 선보여 온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게 됐다.
김영하 작가는 “처음 영화화 소식을 들었을 때, 소설의 원료를 토대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길 바랐다. 영화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수록 더 많은 놀라움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영화가 담아내길 기대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는 “소설에 없던 생각지 못한 설정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소설을 그대로 재현했다면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원작의 신선한 설정은 지키되 전체적인 구성을 새롭게 한 원신연 감독의 연출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실제로 원신연 감독은 소설에서 70대로 묘사된 병수를 50대 후반으로 바꿔 태주와 대결을 더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또한 소설 속 태주가 차갑고 냉혹한 사냥꾼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반해 영화에서는 평범한 순경으로 등장해 그가 진짜 새로운 연쇄살인범인지, 기억을 잃어가는 병수의 망상인지 끝까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병수의 오랜 친구이자 파출소 소장 병만을 필두로 새로운 캐릭터들도 추가해 극의 긴장감과 드라마의 밀도를 높였다.
김영하 작가는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로 독한 변신을 선보인 설경구를 향해 “배우의 연기가 소설에 묘사된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설경구를 보고 느꼈다.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제격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한 ‘기억을 잃어가는 살인자’의 모습을 아주 잘 잡아냈다”며 놀라워했다.
태주로 분해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연기를 펼친 김남길에게는 “내가 감독이었더라도 우선 캐스팅을 고려했을 것 같다.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연쇄살인범의 얼굴로 아주 좋았다. 그는 여러 겹의 표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얼굴을 가졌다”라고 감탄했다. 이어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이 있다. 특히 설경구와 김남길의 대결 장면은 압도적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영하 작가는 “소설과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며 관람하는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내달 7일 개봉한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연예관련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