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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직 노동자 대변” 노동회의소 설립이 일자리 질 높일까

입력
2017.08.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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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오른쪽) 고용노동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한국노총을 방문,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주(오른쪽) 고용노동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한국노총을 방문,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형 노동회의소’ 설립이 질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전환하겠다는 새 정부의 숙제를 풀 해답이 될 수 있을까. 노동회의소는 국내 노조 가입률이 10%에 불과한 상황에서 90%에 달하는 나머지 1,800만 명의 미조직 노동자들이 모두 가입하는 법정단체를 세워 이들의 실질적인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동회의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및 근로조건 격차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현 기업별 노사관계에 의해 상당부분 재생산된 측면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기업별 노조가 잘 조직돼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통로가 충분한 반면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의 경우 노조를 만들기 어렵고, 혹여 만든다해도 불안정한 처우로 인해 꾸준한 운영이 쉽지 않아 교섭력이 없다. 그러다 보니 사용자가 정하는 대로 임금 및 근로처우가 정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 문제를 풀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사업장별 자율적 결사체인 노조와 달리 정규직ㆍ비정규직 등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일정기간 고용보험 납부 실적이 있는 모든 노동자가 의무 가입, 지역별로 설치되는 한국형 노동회의소 설립을 공약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90%의 미조직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위원회가 없다"면서 "사회적 대화 기구가 필요하다. 미조직 노동자들을 대변할 노동회의소를 국회의원들과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추진 의사를 밝혔다. 노동회의소가 설립된다면 미조직 노동자들, 주로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등 하위 노동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이들의 처우를 향상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동회의소가 비정규직 철폐나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계의 숙원을 풀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양대 노총만 하더라도 한국노총의 경우 노조와 노동회의소가 상호보완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환영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또 다른 관변단체로 전락해 오히려 노조의 목소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동회의소의 역할이 기존단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법안에 대한 입장 대변이나 고용ㆍ경제사업은 노사정위원회 등에서 이미 수행하던 사업”이라며 “노사정위의 정상화 대신 새 기구를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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