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가재정전략회의서 지시
내년 예산 절감규모 9조→11조로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을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0대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178조원의 재원조달 확보를 위해 강도 높은 재정지출 개혁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세 등 세입 확충과 함께 재정지출의 낭비요인을 줄여 복지정책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문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산타클로스 같은 정책만 내놓는 게 아니냐는 걱정들을 하는데 꼼꼼하게 검토해서 설계된 것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방침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21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기획재정부로부터 100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임기 5년 간 178조원의 재원조달 방안을 보고 받았다. 증세 등 세입 확충으로 82조6,000억원, 세출 절감으로 95조4,000억원을 마련하고, 세출 절감에선 재정지출 절감을 통해 60조2,0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재정지출 절감 분인 60조2,000억원의 경우, 2018년에 9조원으로 시작해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 28조원 수준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게 원래 계획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첫 해부터 과감한 재정지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정부의 개혁의지가 가장 높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는 정권 초부터 강도 높은 재정 개혁을 요구한 것”이라며 “국정기획위 보고와 반대로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재정지출 절감 규모가 감소하는 방식으로 설계하라는 지시였다”고 말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사회간접자본(SOC)과 각 부처가 관성적으로 집행해온 사업이 주요 절감 대상”이라며 “임기 초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다음 정부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 이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달 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와 18일 당정회의를 잇따라 열고, 내년도 예산에서 재정지출 절감 규모를 당초 계획인 9조원에서 2조원 확대한 11조원 수준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불요불급하고 성과가 미흡한 사업, 집행실적이 부진하거나 정책 전환이 필요한 사업에 대한 적극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새 정부 첫 해에 확실한 구조조정이 돼야만 앞으로 5년 간 임기 내 계획한 국정과제 이행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재부는 재정지출을 10% 절감한 부처에는 인센티브를, 미달한 부처에는 페널티를 주기로 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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