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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추가 도발이냐 대화 국면 전환이냐… 을지훈련이 분수령

입력
2017.08.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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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붙는 불에 기름 끼얹는 격”

괌 포격 등 도발 가능성 배제 못해

작년 훈련기간엔 SLBM 시험발사

미국 고위 당국자 잇단 유화 손짓

훈련 참가 미군 규모도 줄여

“내달 중순쯤 갈등 봉합” 예측도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하루 앞둔 20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하루 앞둔 20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21일 시작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은 한반도 안보 정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종전처럼 북한이 UFG를 빌미로 도발을 감행한다면 한반도에 감도는 전운이 다시 짙어지겠지만 이번 위기가 별 탈 없이 지나갈 경우 내달 중순쯤부터 대화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

말 폭탄을 주고받던 북한과 미국이 다소 자제를 하고 있긴 하지만 북한의 도발 수위는 여전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UFG가) 붙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한반도)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 시험 발사를 잇따라 했지만 실전 배치하기까지 몇 차례 추가 시험 발사가 더 필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예고한 대로 괌 포격 등 실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괌 포위 사격 위협으로 북한이 군사 도발의 범위를 큰 폭으로 넓혀놨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6차 핵 실험이나 추가 ICBM 실험, 괌에서 꽤 떨어진 태평양 공해상 탄착 정도로 끝났을 때 주변국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구도가 형성됐다”고 했다. 오폭으로 자칫 괌에 미사일이 떨어지거나 미국이 구축해놓은 미사일방어(MD)에 의해 요격 당할 것을 걱정해 북이 실제 괌 사격을 실행하지는 않으리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일각에는 “예고했는데도 요격에 실패하는 미 MD의 맨 얼굴을 차제에 드러낼 목적으로 북이 미사일 발사를 결행할 공산이 크다”(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주장도 없지 않다.

실제 북한은 UFG 기간을 그냥 넘기는 일이 드물었다. 지난해의 경우, UFG 시작 전날 인민군 총참모부와 외무성을 동원해 한미를 강하게 성토한 뒤 UFG 시작 이틀 만인 8월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한 발을 기습적으로 시험 발사 한 데 이어 정권 수립 기념일인 9월 9일에는 5차 핵 실험을 감행했다. 2015년에도 경기 연천군에 로켓포를 발사해 교전을 촉발했다.

그러나 UFG 기간을 충돌 없이 잘 넘길 경우 북미간 대화 분위기가 급격히 조성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북을 자극했던 미국이 외교적 해법을 선호한다는 외교ㆍ안보 고위 당국자들의 잇단 발언을 통해 북에 유화 손짓을 보내고 UFG 참가 미군 규모를 사실상 줄이는 등 성의를 보이면서 기류도 긍정적이다.

16일 미 국무부가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동북아 안정 저해 언행 중단을 대화 조건으로 제시한 것도 전향적인 태도로 평가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뉴욕 채널’ 같은 북미간 1.5 트랙이 움직이는 징후가 보이는 만큼 북한이 계획을 축소 이행하고 미국은 압박이 주효했다고 성과를 ‘서로 좋게’ 평가하며 갈등이 봉합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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