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최대 한미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을 전후해 미군 수뇌부들이 속속 서울을 방문하고 있다. 미군 지휘부의 한반도 연쇄 방문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UFG를 겨냥해 괌 포격 등 위협전을 벌이고 있는 북한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태평양지역 작전을 책임지고 있는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20일 한국에 도착, 송영무 국방부 장관 및 정경두 합참의장과 회동하고 최근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송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강력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으며 해리스 사령관은 “핵ㆍ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어떤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위한다는 미국의 철통 같은 안보 공약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이날 합참의장 이·취임식에도 참석해 정경두 신임 합참의장과 만났다. 이어 21일부터 시작되는 UFG 연습 현장을 참관하고 양국 장병들을 격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존 하이텐 미국 전략사령관도 이날 방한해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참석했다. 하이텐 사령관은 21일 송영무 국방장관 등 우리 군 고위 당국자들과 회담하고 UFG 연습도 참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새뮤얼 그리브스 신임 미국 미사일방어청(MDA) 청장도 이번 주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이 한국을 찾은 데 이어 한반도 지역 작전에 관여하는 미 주요 군 수장들이 속속 한국에 집결하기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특히 하이텐 사령관이 지휘하는 미 전략사령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B-2·B-52 전략 폭격기 등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무기를 운용하며 우주작전까지 맡고 있어 존재감이 남다르다. 최근 잇따른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도발과 괌 포위 사격 위협에 미군 수뇌부가 한반도를 직접 방문해 북한에 무게감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모양새다.
실제 해리스 사령관과 하이텐 사령관, 그리브스 청장 등은 조만간 합동기자회견을 통해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또다시 대형급 도발에 나설 경우 최근 미국 정부의 대북 경고가 무력화되는 셈”이라며 “미국으로서도 대북 군사옵션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군 수뇌부들이 직접 움직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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