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ㆍ鄭ㆍ李, 탈호남ㆍ바른정당 연대ㆍ서울시장 차출론 맹공
安 “탈호남 표현에 분노… 연대 없고 당이 부르면 서울시장 나간다” 반격
5ㆍ18 정신, 금호타이어 등 지역 이슈엔 경쟁적 구애
국민의당 당권 주자들이 20일 당의 정치적 본거지이자 8ㆍ27 전당대회의 마지막 승부처로 꼽히는 광주에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어떤 후보도 당원의 절반 이상이 밀집한 호남 민심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데다, 22일 시작되는 온라인투표 전 마지막 주말 유세라는 점에서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광주MBC 주최로 열린 국민의당 4차 TV토론회는 천정배ㆍ정동영ㆍ이언주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향해 탈호남ㆍ바른정당 연대ㆍ서울시장 차출론 등의 이슈로 선공을 퍼부으면서 시작됐다. 천 후보는 안 후보가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햇볕정책에 공과(功過)가 있다’는 발언을 했던 것부터 꺼내 들었다. 그는 “전국민이 지켜보던 토론회에서 한 햇볕정책 공과 발언은 호남 지지율을 급락시켜 대선 패배의 주요 요인이 됐다”며 “(당 대표가 되면)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것이냐, (보수야당과 함께) 냉전적 안보세력으로 가는 것이냐”고 캐물었다. 안 후보는 이에 “당시 발언 중 과는 잘못이 아니라 한계나 아쉬움을 말했던 것”이라며 “(이후) 햇볕정책은 계승해야 하고 냉전적 안보관은 반대한다고 여러 번 말했다”고 방어했다.
정 후보는 “안 후보의 최측근인 문병호 전 의원이 ‘국민의당은 호남 정당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고 공식 인터뷰에서 얘기했다”며 탈호남 주장의 진위 여부를 따져 물었다. 호남 민심 수복을 노리고 있는 안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탈호남 표현은 정말 적절치 않다”며 “호남이 세워준 국민의당이다. 누가 그 단어를 만들었는지 모르나 (그 단어를 듣고) 분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 전 의원에게 표현상 적절치 못했다고 주의를 줬다”고 밝혔다.
호남 민심이 경계하는 바른정당과의 연대 여부에 대한 공방도 불을 뿜었다. 천 후보는 “바른정당은 냉전적 안보관과 패권적 지역주의 측면에서 자유한국당과 차이가 없다”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선거연대를 하면 안 되는 건데, 안 후보는 바른정당과 연대를 추구한다는 보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바른정당과 선거 연대는 단연코 없다”고 선을 그은 뒤 “정책연대는 우리가 주장하는 정책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전당대회 내내 이슈가 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시장 차출론도 재언급됐다. 천 후보는 “안 후보가 진정 당을 (구하길) 원한다면 명분 없는 당 대표 자리에 고집할 것이 아니라 서울시장이란 전략 승부처 후보로 나서서 헌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안 후보는 “지방선거 여건이 갖춰진 후 당을 위해서 뭐든지 하겠다고 단호히 답변 드린다”고 응수했다. 안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선봉에 서서 창을 들고 나가겠다. 특히 당과 당원의 부름이 있다면 서울시장을 비롯한 어떠한 곳이라도 기꺼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호남 지역 현안에 대해선 후보들 모두 한 목소리로 해결을 다짐했다. 안 후보는 “금호타이어 문제를 세 가지 방식으로 해결하고, 서남축 발전을 위해 호남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겠다”고 약속했으며, 천 후보와 정 후보도 “군산조선소 문제 등 해결을 위해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전ㆍ남북을 문화관광과 신재생ㆍ자동차 산업 메카로 육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5ㆍ18정신을 당헌 개정안에 넣고 계승 발전시키겠다”고도 입을 모았다.
네 후보는 토론회 이후 광주시당 및 전북도당 당원연수 현장을 찾아 경쟁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당은 전 당원을 대상으로 22~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진행되는 케이보팅(K-voting) 온라인 투표를 한 뒤, 25~26일에는 ARS투표도 진행한다. 27일 전당대회에서 과반 이상 득표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다시 실시, 내달 1일 당 대표를 최종 선출한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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