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공동창립자 폴 앨런 민간탐사팀
필리핀 인근 태평양 해저 5500m서 찾아
日 어뢰에 침몰… 1200명 중 300명 생존
美 해군사상 가장 비극적 재난 종지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부품을 실어 날랐던 미국 해군 순양함이 침몰 72년 만에 발견됐다.
19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등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폴 앨런이 이끄는 민간탐사대가 전날 필리핀 인근 태평양 해저 5,500m 밑바닥에서 인디애나폴리스함의 잔해들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앨런은 성명을 내고 “2차 대전을 끝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디애나폴리스함의 발견으로 그 배에 있던 용감한 사람들과 유족들의 명예를 기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끔찍한 상황을 견뎌낸 그들의 용기와 인내, 희생에 감사해야 할 빚이 있다”라며 “이번 발견으로 기나길었던 인디애나폴리스호의 비극이 종지부를 찍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디애나폴리스함 침몰은 미 해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재난 중 하나로 기록된 사건이다. 미 해군역사유산사령부에 따르면 2차 대전 종전 막바지인 1945년 7월 30일 이 함선은 ‘히로시마에 투하할 원자폭탄 부품들을 운반하라’는 비밀 임무를 완수한 뒤, 필리핀 인근 해역에서 일본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에 맞아 불과 12분 만에 침몰했다. 눈 깜짝할 사이 배가 가라앉는 바람에 구조요청을 보낼 시간도, 구명장비를 펼칠 여유도 없었다. 그 결과 침몰 직후만 해도 전체 1,196명의 선원들 가운데 800명 이상이 생존해 있었지만 구조를 기다리던 5일 간 저체온증이나 탈수, 상어의 공격 등으로 절반 이상이 숨졌다. 당시 생존자는 316명에 그쳤고, 이들 중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은 22명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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