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5승은 무산됐지만 의미 있는 투구였다. .
류현진(30ㆍLA 다저스)은 20일(한국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4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0-0이던 6회말 불펜 로스 스트리플링과 교체되며 승패 없이 경기를 마쳤다. 시즌 성적은 4승6패를 유지했고 평균자책점은 3.63에서 3.45로 낮췄다. 투구 수는 89개를 기록했고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를 찍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련 간 후 득점에 성공한 다저스는 3-0으로 승리하며 6연승을 질주했다.
무실점 호투로 6연승의 발판을 마련한 류현진은 다저스 선발로테이션 잔류에 청신호를 켰다.
클레이튼 커쇼, 다르빗슈 유, 알렉스 우드가 사실상 선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류현진은 나머지 자리를 두고 리치 힐, 마에다 겐타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로 투구이닝과 평균자책점에서 이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로 시즌 101⅔이닝을 소화했다. 수술 후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보여 준 것으로 팀에게 믿음을 주는 의미 있는 이정표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인 2013년 192이닝, 이듬해인 2014년 152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은 2015년 어깨 수술로 시즌을 통째로 걸렀고 재활 끝에 복귀한 2016년에는 단 1경기에 등판해 4⅔이닝만을 던졌다.
다저스 선발진에서 현재 100이닝을 돌파한 투수는 류현진을 포함해 다르빗슈 유(155이닝), 클레이튼 커쇼(141⅓이닝), 알렉스 우드(117⅓이닝), 마에다 겐타(105⅓이닝) 등 4명에 불과하다. 다르빗슈는 등쪽에 경미한 통증을 느껴 10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오를 예정이고 허리부상에서 25일 복귀할 것으로 전해진 커쇼의 상태도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류현진의 100이닝 돌파의 의미가 더 크다.
평균자책점에서는 선발 리치 힐(3.54ㆍ9승)과 마에다(3.76ㆍ11승)를 제쳤다. 커쇼(2.04ㆍ15승)와 우드(2.30ㆍ14승) 다음이다. 특히 최근 8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상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2.22로 호투 중이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승수가 뒤쳐지지만 투구의 질은 결코 밀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발투수로서 꾸준함도 유지하고 있다. 류현진은 시즌을 통틀어서는 18경기에 선발로 나서 14경기에서 5이닝 이상 투구했고 이 가운데 6이닝 이상 6경기, 7이닝 이상도 3경기나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위기관리 능력까지 빛났다. 류현진은 이날 한 경기에서 두 번째로 많은 4개의 볼넷(최다 6개ㆍ5월12일 콜로라도전)을 내주며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지만 고비마다 삼진을 앞세워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최대 고비였던 3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좌투수에게 강한 미겔 카브레라를 상대로 3구 삼진으로 제압하는 인상 깊은 장면도 만들어냈다. 5회말 1사 상황에서 이안 킨슬러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 마이키 마툭을 유격수 땅볼로, 다음타자 저스틴 업튼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특히 디트로이트는 이날 류현진을 공략하기 위해 스위치 히터 1명을 포함해 선발 타자 9명 전원을 우타자로 구성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속구를 비롯해 커터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을 적절하게 배합해 상대 타자들을 삼진과 범타로 돌려세웠다.
현지 언론들도 이날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이었다며 호평했다.
LA 지역 일간지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류현진이 최근 8경기에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2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25로 안정적인 기록을 남겼다고 소개했다. 트루블루 LA 닷컴은 류현진이 5이닝을 효과적으로 막았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점수를 1점도 주지 않았다는 데 만족한다. 제구가 썩 좋지 않아 투구 수가 많아진 것이 불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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