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군사연습 하루 앞두고 노동신문 논평
대외 선전매체, 트럼프 협상 언급에 “상대 기만 수법” 비난
북한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놓고 “붙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며 “(연습이) 실전이 되지 않는다고 장담하지 못한다”고 위협했다. UFG 시작을 하루 앞두고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자멸을 재촉하는 어리석은 행태’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겨냥해 “트럼프 패거리들이 참수 작전과 특수 작전, 대북 선제 타격과 예방 전쟁의 필요성에 대해 떠들어대는 속에 모험적인 반공화국 핵전쟁 연습을 공언해 나선 것은 정세를 완전히 통제 불가능한 핵전쟁 발발 국면에로 몰아가는 무분별한 추태”라며 “(한반도) 정세를 더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침략 각본들을 완성하기 위한 반공화국 합동군사연습은 우리에 대한 적대 의사의 가장 노골적인 표현”이라며 “그것이 실전으로 넘어가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협박했다. 이어 “조선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도로 격화시키는 미국이 아직도 전쟁을 태평양 건너 멀리 남의 문전에서의 일이라고 망상한다면 그 이상의 엄청난 실책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17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은 조선반도 정세를 더욱 파국에로 몰아갈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대화 국면 전환 대비 기선 제압 의도를 시사하는 글도 올렸다. 대외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게재한 ‘그 어떤 잔꾀도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다. 글은 ‘북한과의 협상을 항상 고려하고 있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언급을 비롯해 최근 미 행정부에서 대북 협상 관련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상대방을 기만하기 위한 상투적 수법인 협상 타령에 매달리고 있다”고 폄하했다. 이 매체는 “갑자기 들고나온 협상 타령의 진속은 다른 데 있지 않다”며 “우리의 막강한 위력 앞에 잔뜩 겁을 먹은 자들이 힘으로는 어쩔 수 없게 되자 협상이라는 교활한 간판을 내들고 상대를 속여넘겨 등치고 간을 빼먹으려는 어리석은 잔꾀의 발로”라고 강변했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계획대로 21일부터 31일까지 UFG를 실시한다. 한반도 방어를 위해 매년 정례적으로 시행되는 이번 UFG에서 한미는 고도화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을 전제로 전쟁 억제가 실패할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 등을 연습할 것으로 전해졌다. ‘워 게임’ 형식의 지휘소연습(CPX)인 만큼 북한이 민감해 하는 전략 폭격기 B-1B나 핵 항공모함 같은 미군의 전략 무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동원되지 않을 전망이다.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규모도 지난해보다 7,500명가량 줄어 한미가 한반도 정세 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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