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생산이 확인된 농가에서 연간 생산ㆍ유통한 계란이 연간 6억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 1인당 연평균 12개 이상의 살충제 계란을 섭취한 꼴이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18일 끝난 정부의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에서 문제가 된 농가는 전국 49곳, 이들 농가에서 생산ㆍ유통된 계란은 연간 6억2,451만 5,000개에 이른다.
이 같은 물량은 지난해 생산된 전체 계란 물량(135억5,600만개)의 4.6%에 해당된다. 인구를 5,000만명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연간 12.5개의 문제의 계란을 섭취했다는 뜻이다.
물론 지난해 이들 49개 농장에서 생산한 모든 계란에 살충제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아서 실제 1인당 섭취량은 이보다 적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번에 걸리지 않은 농가가 과거에 살충제를 썼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살충제 시료 문제 때문에 모든 살충제를 걸러낼 수 있는 조사가 실시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섭취량은 되레 늘 수도 있다.
이 같은 살충제 성분 조사가 사실상 올해부터 실시된 것이어서 과거에는 살충제 노출이 더욱 많았던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보건당국은 문제의 계란을 수백개 이상은 섭취해야 독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지만 ▦과거 살충제 농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이들 농가가 얼마나 오래 살충제를 써왔는지는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인체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는지 자신 있게 추정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피리다벤은 장기간 신체에 노출됐을 때 체중이 감소될 수 있고, 피프로닐은 장기간 인체에 노출되면 간ㆍ갑상선ㆍ신경 등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비펜트린은 미국 환경보호청(EPA) 등에서 발암물질로 규정돼 있고 장기 노출시 경련이나 신경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플루페녹수론은 빈혈을 일으킬 수 있고, 에톡사졸은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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