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가 국내 곳곳에서 채집해 보관하고 있는 곡물 등 토종 종자가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종자 저장시설에 보존된다.
산림청은 토종 종자 보전단체인 ‘토종씨드림’ 회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곡물과 약용ㆍ섬유용ㆍ유지용 식물 등 토종 종자 27과 106종 2,638점을 종자 영구저장 시설인 ‘시드 볼트’에 보존하도록 맡겼다고 18일 밝혔다. 민간단체가 대량으로 종자 보존을 의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두대간 수목원은 올 하반기 공식 개원에 맞춰 토종씨드림과 협약을 맺고 관련 연구와 정보 교류에 협력할 계획이다.
토종씨드림 관계자는 “토종 종자는 이 땅에서 선조들의 역사와 함께 하고 한반도 환경변화로 진화한 귀중한 유전자원”이라며 “종자 영구보전과 연구를 위해 백두대간 수목원 시드볼트에 종자를 보존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기남 백두대간 수목원 기획운영본부장은 “오랜 기간 수집한 토종 종자를 시드 볼트에 안정적으로 보존함으로써 생물 종 다양성 보전과 국가 생물 주권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백두대간 수목원은 2015년부터 한라수목원, 천리포수목원 등 우리나라 공ㆍ사립 수목원이 보유하고 있는 식물종자를 시드 볼트에 영구 보존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시드 볼트는 세계 최초의 지하 터널형 산림종자 영구저장 시설로 기후변화, 자연재해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 종자를 안정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만들었다. 현재 15개 기관이 맡긴 4만1,782점의 식물 종자를 저장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30만점을 장기 보존할 계획이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