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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호텔이 80년째 길고양이를 채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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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호텔이 80년째 길고양이를 채용하는 이유

입력
2017.08.1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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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알곤킨 호텔 프론트에서 7년간 근무한 고양이 마틸다. Matilda - The Algonquin Cat 페이스북
미국 뉴욕의 알곤킨 호텔 프론트에서 7년간 근무한 고양이 마틸다. Matilda - The Algonquin Cat 페이스북

미국 뉴욕 맨해튼 고급호텔 알곤킨(Algonquin)에는 7년 동안 프론트에서 근무해온 고양이 직원이 있습니다. 사실 이 호텔은 1930년대부터 시작된, 고양이가 투숙객을 맞이하는 전통이 있는 곳입니다.

어느 비 오는 날 밤, 비를 피해 호텔로 들어간 길고양이에게 당시 호텔의 주인이었던 프랭크 케이스 씨는 호텔 블루바의 샴페인 잔에 우유를 따라 주었습니다. 그리고 흔쾌히 고양이를 영원한 손님으로 맞아들였습니다. 처음에는 오렌지색 털 무늬 고양이에게 '러스티'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러나 호텔 단골손님이자 브로드웨이에서 연극 '햄릿'으로 성공을 거둔 배우 존 베리모어가 러스티라는 이름이 지나치게 평범하다는 이유로 '햄릿'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 뒤 베리모어 씨를 존경하는 의미로 호텔의 모든 수컷 고양이는 '햄릿'으로 명명되었고, 암컷 고양이는 '마틸다'라는 이름을 이어받으며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길고양이를 직원으로 맞이하는 전통이 생긴 겁니다.

지금까지 알곤킨 호텔에서 근무한 햄릿은 7마리, 마틸다는 3마리째입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7년 동안 근무하고 있는 마틸다 3세는 10대째 고양이로 랙돌(Ragdoll) 종임에도 동물보호소에 버려졌고, 알곤킨 호텔로 오게 됐습니다. 마틸다는 도착하자마자 스스로 프론트에서 손님을 맞이했습니다. 성실하게 근무하는 마틸다의 태도는 직원과 손님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고 대단한 인기를 누렸습니다.

마틸다의 업무는 고객서비스. 자신의 명함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프론트에 앉아 있는 마틸다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틸다를 만나고 싶은 사람은 호텔을 방문해서 로비에 놓여 있는 마틸다의 전용 의자나 프론트의 컴퓨터 뒤 등을 찾는다고 합니다.

마틸다가 호텔 프론트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 Matilda - The Algonquin Cat 페이스북
마틸다가 호텔 프론트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 Matilda - The Algonquin Cat 페이스북

마틸다는 출입문을 드나드는 많은 고객들의 행동을 즐겨 지켜봅니다. 오후 3시 체크인 시간에는 마틸다가 좋아하는 화물 카트에 올라타 도착하는 손님을 맞이합니다. 맘에 드는 가방을 보면 소지품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마틸다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손님들이 찍으려 하는 사진의 모델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마틸다는 2010년 취임 후 지금까지, 호텔을 찾는 많은 고객들을 미소 짓게 했습니다. 특히 생일 케이크 속에 발을 집어넣은 후, 방에서 도주해 호텔 곳곳에 발자국을 남긴 일화는 유명합니다. 호텔에서는 해마다 마틸다의 자선 생일 파티가 개최되고, 이 행사는 뉴욕의 고양이 쉼터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직원들을 감독하는 것도 마틸다의 업무 중 하나이지만, 응석꾸러기 마틸다는 그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직원들에게 다가가 몸을 비비며 행복한 듯 가르릉 거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틸다의 주 일과는 낮잠입니다. 고양이 출입문이 부착되어 있는 마틸다 전용 룸에서 느긋하게 낮잠을 즐깁니다. 물론 룸서비스는 제공되는데요 이곳 뿐 아니라 호텔의 여왕인 마틸다에게는 호텔 곳곳이 자신의 침대입니다. 언제나 업무에 지칠 때면 안락한 장소를 찾아내 잠이 든다고 하네요.

마틸다는 호텔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개인적인 삶을 위해 곧 은퇴할 계획이다. Matilda - The Algonquin Cat 페이스북
마틸다는 호텔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개인적인 삶을 위해 곧 은퇴할 계획이다. Matilda - The Algonquin Cat 페이스북

네 살부터 호텔에서 지낸 마틸다는 현재 열한 살이 되었습니다. 마틸다는 TV에 출연했을 뿐 아니라 책 출간으로 호텔에서 가장 주목 받는 직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마틸다는 공공의 주목을 받기 보다는 조용히 개인적인 삶을 즐기고 싶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마틸다는 이제 곧 호텔에서 은퇴하며, 가장 친한 호텔 직원에게 입양되어 조용히 여생을 즐길 계획이라고 합니다.

호텔에는 이미 마틸다의 후계자가 될, 길고양이 출신 치즈 무늬 고양이가 살고 있습니다. 이 고양이는 한 살 된 수컷으로 이름은 햄릿 8세입니다. 햄릿 8세는 길고양이 서식지에서 보호한 고양이로 대단히 사교적이고 장난스런 성격이라고 합니다. 물론 햄릿도 마틸다처럼 호텔 직원이나 고객들에게 사랑받으며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될 것입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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