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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 돌고 돌아 원점으로

입력
2017.08.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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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스타 인수 가격 낮춰달라 요구…채권단 허용시 박삼구 회장 우선매수권 부활

금호타이어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의 더블스타가 매각가격을 인하해달라고 요구하고 채권단이 사실상 이를 받아들이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포기했던 우선매수권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최근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9,550억원인 금호타이어의 매각 가격을 10%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애초 계약에서 더블스타는 인수 시점에 금호타이어 실적에 따른 가격 조정이나 계약해지가 가능하도록 돼 있었다”며 “계약해지 대신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블스타가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었던 것은 금호타이어의 실적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상반기 50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각 과정 장기화로 금호타이어 영업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더블스타로서는 비싼 가격에 살 이유가 없어졌다. 채권단은 더블스타로의 매각만이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한 최선이란 입장이어서 더블스타의 가격 인하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매각 가격이 달라지면서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이 부활한다는 점이다. 기존 매각가격이 조정되면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떨어진 가격으로 살 의향을 물어봐야 한다. 박 회장이 그 가격에 인수하겠다고 하면 금호타이어는 다시 금호그룹의 품에 돌아간다.

다만 박 회장이 그만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박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 매입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채권단에 요구했다 거부됐다. 우선매수권이 부활한 이상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을 재차 요구할 가능성도 적잖아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도 박 회장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지만 내부 논의를 거쳐 최종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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