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만12세 여성청소년에게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는데도 지난해 대상자의 41%가 접종을 거부한 이유는 ‘부작용 걱정’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질병관리본부 따르면 2003년생이면서 백신을 맞지 않은 청소년의 보호자 1,000명을 전화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5%는 미접종 이유(중복응답)로 ‘예방접종 후 부작용 걱정’을 꼽았다. ‘의료기관에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17.8%), ‘아직은 어리다고 생각해 성인이 되면 접종시키려고’(11.3%),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6.2%), ‘자녀가 접종을 거부해서’(5.6%) 등의 응답률과는 크게 차이가 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접종 사업을 하면서 심각한 이상 반응 신고는 한 건도 없었는데도 잘못된 정보로 보호자의 우려가 컸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03년생인 여자 청소년은 23만7,000명이다. 지난해 2번에 걸쳐 실시된 접종에 한 번이라도 응한 사람은 58.5%에 불과했다. 미접종자 보호자의 84%는 접종이 무료로 지원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백신이 예방할 수 있는 자궁경부암에 대해 ‘심각한 질병’이라고 인식하는 보호자는 60.5%에 그쳤고, 백신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보호자는 45.7%에 불과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 중 71개 국가에서 이 접종 사업을 도입한 상태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국내에서 한해 4,000여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900여명이 사망한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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