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소통 능력에 가장 후한 점수
부동산 대책ㆍ여성 등용도 호평
“일관성 없는 사드 추가배치와
코드 인사 국민에 신뢰 못 줘”
탈원전ㆍ적폐청산 서두르는 인상
여소야대ㆍ안보가 향후 위기 요인
역대 정부의 청와대 참모들은 보수와 진보 정권 출신을 막론하고 문재인 정부의 탈권위적인 모습과 소통을 높게 평가했다. 검찰ㆍ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 개혁을 포함한 개혁 추진 의지도 높게 평가했다. 반면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민주적 절차를 소홀히 한 부분과 참여정부 인사에는 온정주의적 태도를 보였던 ‘코드 인사’ 논란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본보가 김영삼ㆍ이명박 정부 및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낸 각 5명씩의 참모들에게 문재인 정부 100일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탈권위적 행보와 청와대의 소통 노력은 여야를 떠나 가장 후한 점수를 받았다. 긍정 평가는 보수 정권 출신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출신의 두 정무수석은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에서 느낀 국민들의 상실감과 박탈감을 채워주려고 노력한 부분은 참 잘했다”(맹형규)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국정을 운영하려는 자세와 높은 국정운영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국정 추동력이라는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박형준) 라고 각각 말했다.
8ㆍ2 부동산 대책 등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도 나왔다. 박형준 전 수석과 김대중 정부 출신의 김정길 전 정무수석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양극화 심화를 막기 위해서도 시의 적절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 출신의 이달곤 전 정무수석은 “여성 등용과 독립유공자 등에 대한 예우 등에서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고,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변 4대국과의 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고, 적폐청산을 통해 개혁의 기초 작업을 잘 다져놓았다”고 긍정 평가했다.
반면 부정적 평가는 마찬가지로 보수ㆍ진보 진영을 막론하고 안보ㆍ인사 등에서 일관성을 보이지 못한 대목이 꼽혔다. 맹 전 수석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추가 배치 결정과 인사배제 5원칙을 지키지 않은 모습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사드 배치는 오락가락해 중국의 경제보복이 가중되고 있고, 인사도 초반 감동과 달리 갈수록 코드 인사가 됐다”고 지적했다.
개혁을 급하게 서두른다는 의견도 양 진영 모두에서 적지 않게 나왔다. 김영삼 정부 출신의 윤여준 전 공보수석은 “최저임금과 탈원전 결정에 있어 국회에 묻기 보다 대통령 판단으로 이뤄졌다”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민주적 의사 결정 방식을 소홀히 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노무현 정부 출신의 문희상 의원은 “인사문제, 개혁문제, 탈원전 정책을 비롯한 정책 진행에 있어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며 “마음이 급한 건 금물”이라고 말했으며 김대중 정부 출신의 조순용 전 정무수석도 “적폐청산은 민의를 따라가야지 너무 앞서가면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문재인 정부의 위기 요인으로는 대내적으로는 여소야대 국회, 대외적으로는 한반도 안보 위기를 꼽는 이들이 많았다. 김대중 정부 출신의 이강래 전 정무수석은 “정기국회에서 개혁 법안들이 입법화해야 하는데 의석 구조에 한계가 있다”고 했고, 윤여준 전 수석도 “아무리 대통령 개인 지지도가 높아도 선진화법으로 야당이 국회에서 동의해 주지 않으면 도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정길 전 수석은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잘 조율해야 하고, 베를린 구상과 같은 선언만큼이나 후속 조치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고 거들었고 김효재 전 수석은 “안보 위기와 관련해선 북한의 핵ㆍ미사일 놀음에 끌려 다니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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