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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냐 일반고냐, 복잡해진 셈법

입력
2017.08.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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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비교과 챙기려면 특목고

내신 중요성 커지면 일반고 유리

외고ㆍ자사고 폐지 여부 혼란도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이 대학 입시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입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고입 원서접수를 코앞에 둔 학부모와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절대평가 과목 확대로 내신 중요성이 커지면 점수를 받기 쉬운 일반고 진학이 유리하다는 해석이 있는 반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중 확대로 비교과 항목을 잘 꾸려줄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ㆍ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기 모집 고교 입시는 이달 31일 전국 단위 자사고인 민사고를 시작으로 본격 진행된다. 10월부터는 외국어고(외고)와 국제고 등 특목고와 광역 단위 자사고 입시가 치러진다. 2017학년도 기준으로는 총 2만9,567명이 전기 모집 고교에 지원해 전국 38개 외고ㆍ국제고의 평균 경쟁률은 1.61대 1, 광역 단위 자사고는 1.46대 1, 전국 단위 자사고는 3.34대 1을 기록했다.

일찌감치 특목고ㆍ자사고 진학을 준비해 온 학생과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수능 개편 시안 발표 이후 셈법이 복잡해졌다. 경기의 한 중3 학부모 김모(42)씨는 “외고 입시 준비를 위해 올 초부터 과외를 했는데 학부모들 사이에서 일반고가 나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와 고심 중“이라며 “절대평가 과목이 많아질수록 대학에선 변별력 약화를 이유로 학생부 전형 비중을 키울 것으로 보여 내신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은 일반고가 유리하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각 대학이 내신 성적 외에도 비교과 활동 내역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학종을 선호할 거란 분석이 나오면서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동아리활동이나 해외체험, 봉사경험 등 학생부 비교과 관리 측면에선 특목고ㆍ자사고가 나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이모(55)씨는 “동아리 활동을 다양하게 이끌어줄 교사 인프라나 대외활동을 할 수 있는 고급 기관 연계율은 특목고가 훨씬 나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고ㆍ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이들이 쉽게 선택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교육부는 아직 뚜렷한 방향을 내놓지 않은 채 내달 초 출범할 국가교육회의에 사실상 ‘공’을 넘겨놓은 상태다. 이들 학교의 일반고 전환에 무게가 실리면 ‘특목고 메리트’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천 지역의 한 진로진학상담교사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막차라도 타는 게 좋다는 의견과 혼란을 피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다"며 "사교육업체나 교사들도 아직은 명확히 답을 내놓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원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사무총장(동인천고 교사)은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특목고ㆍ자사고나 일반고의 유ㆍ불리 보다는, 학생이 원하는 진로에 적합한 개별 학교의 진로집중과정, 비교과 커리큘럼 내용을 위주로 고려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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