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ㆍ미국 상대 외교전도 치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무력 대치 상황에서 투석전과 난투극까지 발생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선 양국 간 외교전도 가열되고 있다.
16일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군과 인도군이 시짱(西藏ㆍ티베트) 둥랑(洞朗)에서 대치중인 가운데 또 다른 국경지역인 라다크 동부 판공(班公)호수 인근에서 중국군 일부가 국경을 넘으려다 인도군의 제지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이던 양측 간에 투석전과 난투극이 벌어졌다. 인도 현지매체는 “중국과 인도 군인들이 서로 돌을 던지다가 파이프를 들고 난투극까지 벌여 양측 모두에서 부상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도-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둥랑에서는 지난 6월 16일 중국군의 도로 건설로 인해 갈등이 불거져 중국군과 인도군의 대치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그간 영토 침범을 이유로 상대방을 향해 거센 비난을 퍼붓긴 했지만 물리적인 충돌은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충돌로 인해 국경분쟁의 파고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라다크 지역은 지난해 말에도 중국군 55명과 인도군 70명이 대치한 적이 있고, 2014년에는 각각 1,000여명씩이 한 달 넘게 총부리를 맞댄 적이 있다.
중국과 인도는 이번 국경분쟁 내내 물러설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최근 인도의 무장헬기 부대를 견제하기 위해 티베트에 ‘헬기 킬러’로 불리는 지대공미사일 훙치(紅旗)-17일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언론들은 인도군이 20㎜ 항공기관포와 공대공ㆍ공대지미사일을 탑재한 ‘북극성’ 무장헬기 10대를 분쟁지역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은 티베트에서 잇따라 실탄훈련을 실시하며 인도를 압박했고, 인도도 3개 사단 증파에 이은 미군과의 실전훈련 등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런 가운데 양측의 외교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왕양(汪洋) 부총리를 인도의 앙숙인 파키스탄과 네팔 등으로 보냈다. 명분은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와 관련한 협력사업 확대이지만, 사실상 인도를 겨냥한 우군 만들기의 일환이다. 인도 역시 미국과 외교ㆍ국방장관이 참여하는 ‘2+2 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10월 초에 첫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 이 회의체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인도의 전략적 이해관계의 산물이라는 게 중론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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