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권위와 소통 중심의 ‘국민주권시대’를 핵심으로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이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전직 대통령의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선거 다음 날부터 취임한 문 대통령은 불안과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국민과의 소통에 나섰다. 지난 100일 동안 이어온 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파격적인 소통행보를 사진과 함께 살펴봤다.
“역사를 잃으면 뿌리를 잃는 것”…아픈 역사 속 인물들과 만남
문 대통령은 역사적인 기념일에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픔을 함께한 인물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와 유족 150여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일제 강제 동원자 등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문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한다”며 “독립운동가들을 모시는 국가의 자세를 완전히 새롭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광복은 애국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흘린 피의 대가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과 같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적인 행사에선 유가족을 다독이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18일 광주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유족 편지를 낭독하고 내려온 김소형씨를 안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광주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의 민주주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광주정신을 헌법으로 계승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0일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는 정당 대표나 고위 간부가 앉던 옆자리를 행사의 상징성을 갖춘 인사에 양보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 내외의 옆자리에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와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씨가 자리했다.
치유가 필요한 이들에겐 청와대로 초청, 사과와 위로 건네기도
100일 동안 문 대통령은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 국가 차원의 위로를 건네는 데 힘썼다. 문 대통령은 16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세월호 진상 규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월호 참사 부실대응에 대해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과의 면담 자리에서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서 머리 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3년 4개월 만에 정부 차원의 사과와 진상규명의 의지를 밝혔다.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4년 4~8월 당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단식 농성에 돌입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역대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15명을 만나기도 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판매가 시작된 1994년부터 정부가 판매를 금지한 2011년 11월까지 수많은 사망 및 질환 피해자가 발생했다. 지난 5월까지 5,615명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1,195명에 달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피해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피해자와 가족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음은 물론 피해 발생 후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정부를 대표해 가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직접 커피 따라주고 국민과 기념사진 찍고
일반 국민에 대한 격의 없는 문 대통령의 소통 행보는 계속됐다. 직접 커피를 따라주거나 휴가철에 만난 국민과 다정하게 사진촬영을 하는 모습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6월 7일 배우 유지태씨와 함께 ‘일자리 추경 현장방문’을 테마로 용산소방서에 방문한 문 대통령은 소방관들을 격려하며 커피를 따라주고 마시기도 했다. 휴가기간 방문한 해군사관학교에선 생도들이나 산행 길에 만난 등산객들과의 사진 촬영도 이어졌다.
김정숙 여사 또한 수해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복구작업을 도우면서 소통행보에 동참했다. 지난 7월21일 폭우 피해를 입은 충북 청주시 청석골 마을을 방문한 김 여사는 주민들과 함께 가재도구 정리와 세탁물 건조 작업을 함께 했다.
김빛나 인턴기자(숙명여대 경제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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