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내린 비로 하루 휴식을 취하고 16일 재개한 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올해 대통령배에 이어 2관왕을 노리는 서울고가 힘겹게 32강에 올랐다.
서울고는 이날 서울 신월구장에서 계속된 경기에서 지난해 11월 창단한 도개고와 예상 밖의 난타전을 벌인 끝에 18-12로 이겼다. 전국 최강의 화력을 자랑하는 서울고는 이날도 장단 22안타를 몰아치는 불 방망이를 뽐냈지만 도개고 역시 안타 9개와 볼넷 9개로 12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대통령배 때 2013년 팀 창단 후 처음 전국대회 8강에 올랐던 율곡고는 전주고에 짜릿한 8-7 역전승을 거두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동고와 배재고는 각각 충북의 세광고, 청주고를 따돌리고 32강에 합류했다. 백송고, 배명고 또한 32강에 진출했다.
율곡고 8-7 전주고
경동고 5-3 세광고
배명고 5-2 중앙고
신일고 5-1 원주고(이상 목동)
율곡고는 2회말 전주고에 2점을 먼저 내주고 끌려갔다. 4회초 1점을 따라붙은 뒤 5회초에 유정연(3년)의 1타점 2루타, 최준호(3년)의 1타점 3루타, 유민후(3년)의 1타점 적시타로 4-2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5회말 바로 3점, 7회말 2점을 헌납하며 4-7로 다시 끌려갔다.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상대 실책과 4사구 등으로 기회를 잡았고, 128개를 던진 상대 선발 한승룡(3년)이 내려간 뒤 대거 4점을 뽑아 역전승을 거뒀다.
경동고는 충북의 강호 세광고를 따돌렸다. 선발 윤정섭(3년)이 초반 난조를 보이며 2점을 주고 불안하게 출발한 경동고는 1-3으로 뒤진 4회초에 4번 유호산(3년)이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좌월 솔로 아치(비거리 110m)를 그렸고, 계속된 1사 1ㆍ2루에서 8번 진승용(3년)이 싹쓸이 2타점 2루타를 치며 4-3으로 역전했다. 올해 청룡기 우승 팀 배명고는 1회 양영수(3년)의 선제 2점 결승포와 선발 최진완(3년)의 5이닝 6탈삼진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중앙고를 5-2로 누르고 32강에 안착했다.
서울고 18-12 도개고
배재고 6-5 청주고(연장 10회)
백송고 3-2 부산고(이상 신월)
1984년 봉황대기 우승 이후 34년 만에 세 번째 ‘초록 봉황’에 도전하는 서울고는 아찔한 출발을 했다. 1회말 수비 때 도개고에 의외의 일격을 당해 4점을 뺏긴 서울고는 2회초 타자 일순하며 5점을 뽑았다. 그러나 2회말 다시 3점을 내줘 5-7로 끌려갔다. 4회초에 3번 정문근(3년)의 동점 투런포와 5번 이재원(3년)의 역전 2점 홈런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 서울고는 5회 2점, 6회 3점을 추가해 14-7로 여유를 찾았다.
배재고는 3-5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4번 권정호(3년)의 극적인 2타점 동점 적시타로 승부를 연장 승부치기까지 몰고 갔다. 분위기를 탄 배재고는 10회초 수비를 실점 없이 넘긴 이후 10회말 1사 만루에서 8번 김동규(2년)의 끝내기로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배재고 선발 신준혁(3년)은 혼자 10이닝(12피안타 5실점)을 책임지는 122구 역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백송고가 1회에만 3점을 먼저 뽑고 선발 김성무(3년ㆍ5이닝 1실점 비자책)와 두 번째 투수 조영건(2년ㆍ4이닝 1실점)이 부산고의 추격을 뿌리치고 팀 승리를 지켰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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