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시간 멕시코 이어 2위
OECD 평균보다도 두 달 더 일해
물가 고려한 실질임금도 하위권
폴란드ㆍ체코 등 동유럽 국가 수준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한 해 독일보다 4개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개월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에도 시간당 실질 임금은 OECD 평균의 3분의 2수준에 불과했다.
16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취업자의 1인당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독일(1,363시간)보다 무려 706시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하루 노동시간이 8시간임을 고려하면 88.3일 차이로 한국이 독일보다 4개월(월 22일 근무 가정) 가량 일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멕시코(2,255시간)에 이은 2위로 OECD 35개국 평균인 1,764시간보다 305시간(38.1일) 많았다. OECD 평균과 비교해서는 두 달 가량 일을 더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1인당 노동시간은 2000년 2,512시간에서 2015년 2,113시간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그 추세가 지나치게 느려서 주요국가들과의 간격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의 실질 임금은 OECD 국가들에 크게 뒤쳐졌다. 각국의 물가를 감안한 구매력평가(PPP)를 적용했을 때, 지난해 한국의 실질 임금은 3만2,399달러로 OECD 평균(4만2,786달러)의 4분의 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연간 노동시간으로 나눠 시간당 임금으로 계산하면 한국은 15.7달러로 OECD 평균(24.3달러)의 3분의 2로 떨어진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시간당 실질 임금 격차는 두 배 이상 커졌다. 노르웨이의 시간당 실질 임금은 37.7달러, 덴마크 37.3달러, 네덜란드 36.8달러, 독일 34.0달러, 미국은 33.7달러이다. 일본도 22.8달러로 한국보다 7.1달러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시간당 실질 임금은 동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폴란드 13.4달러, 체코 13.4달러, 헝가리 12.3달러, 슬로바키아 13.5달러 등이 한국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간 실질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는 룩셈부르크(6만2,636달러)였다. 이어 미국(6만154달러), 스위스(6만124달러), 아이슬란드(5만5,984달러), 노르웨이(5만3,643달러), 네덜란드(5만2,833달러), 덴마크(5만2,580달러) 순이었다. 연간 1,512시간 일하는 룩셈부르크는 시간당 실질 임금에서도 41.4달러로 가장 높았다. 가장 오랜 시간 일하는 멕시코는 연간 실질 임금(1만5,311달러)과 시간당 실질 임금(6.8달러)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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