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평양, 샌프란시스코, 마드리드 등 세계 50개 도시의 공공 프로젝트와 건축물을 만날 수 있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개막한다. 비엔날레에서는 ‘공유도시’를 주제로 각국 도시가 직면한 도시문제를 논의한다.
서울시는 16일 기자설명회를 갖고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9월 2일부터 11월 5일까지 돈의문박물관마을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초대 총감독을 맡은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번 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으로 현장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가 많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전시장 밖 창신동, 을지로, 세운상가 일대를 비엔날레 무대로 끌어들인 ‘현장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프로젝트 서울 어패럴’은 봉제공장이 밀집한 창신동의 작업장 한 곳을 개선해 동대문 의류 봉제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는 전시다. 세운상가에서 열리는 ‘신제조업 워크숍’에서는 시민들이 로봇팔 작동법을 배워볼 수 있다. 돈의문박물관에 문을 여는 비엔날레 카페에서는 태양광으로 구운 빵, 도시양봉 꿀로 만든 꿀차를 맛보며 도시농업, 친환경과 같은 이슈를 체험한다.
전시장 안에서는 2대 메인 전시인 ‘주제전’과 ‘도시전’이 열린다. 주제전은 공기, 물, 불, 땅 등 ‘아홉가지 공유’라는 세부 주제를 통해 도시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대중교통에 센서를 부착해 공기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증강현실로 보여주는 ‘서울 온 에어’, 서울 곳곳에서 채집한 다양한 냄새를 구분해 공간을 파악하는 ‘서울의 냄새 지도’ 등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54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도시전에서는 평양의 아파트도 볼 수 있다. 평양전은 ‘평양의 도시공간과 주거문화의 변화’를 주제로 약 36㎡ 규모로 평양 아파트를 모델하우스로 재현한다. 통일부, 국가정보원 등 국내 북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의 자문을 받아 현관, 거실, 방, 부엌, 화장실을 그대로 구성하고 북한에서 입수한 가구, 벽지, 전자제품 등 생활용품으로 채워 실제 평양의 아파트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배형민 교수는 “시민들은 이번 평양전을 통해 자본주의 시스템이 침투하고 있는 평양의 변화된 모습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전에서는 이외에도 임대료 상승과 주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히피들의 주거 형태인 ‘코뮨’을 접목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공동주거지도’ 프로젝트가 소개된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한 ‘드림 마드리드 프로젝트’도 볼 수 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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