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의 ‘상향식 공천 배제’ 방침을 공개 비판했다.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이 ‘김무성 대표 시절 상향식 공천을 해서 총선에 실패했다’고 한 데 대한 반박이다.
김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패배는 특정 권력자와 그 추종세력들이 상향식 공천의 취지를 훼손하고 당원과 국민의 뜻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임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정당민주주의는 특정 권력자가 아니라 당원과 국민에게 정당 권력이 있음을 의미하며, 정당민주주의 없이 정치발전은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상향식 공천은 공천권이 당원과 국민에게 있는 반면, 전략공천은 특정 권력자가 공천권을 휘두르며 자기 사람을 심는 ‘사천’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킨다”고 덧붙였다.
앞서 류 위원장은 전날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 또는 책임공천 방식으로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김무성 전 대표가 추진한 상향식 공천이 실패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말씀 드려도 틀림이 없다. 실제 상향식 공천을 해서 실패했다”고 답했다. ‘100% 상향식 공천’은 김 의원의 정치 소신으로, 옛 새누리당 대표 시절인 20대 총선 때 당헌ㆍ당규와 ‘공천 룰’에 못박았으나 청와대ㆍ친박계의 입김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전횡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혁신위의 방침에 이날 오전 열린 한국당 대표ㆍ최고위원ㆍ3선의원 연석회의에서도 3선 의원들이 “혁신안이 아닌 과거 회귀안이다”, “총선 패배가 상향식 공천 때문이냐, 보복 공천 때문이냐”며 집단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당내에선 “장기적으로 바른정당과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데 ‘김무성표 상향식 공천’이 실패했다고 하면 김 의원에게 문을 닫는 꼴이니 김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이 반발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