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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성장이다] “1등 공항에 일조한 노동 대가 인정받고 싶을 뿐”

입력
2017.08.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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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비정규직의 호소

“아빠 비정규직이야?

아이 물음에 억장 무너져

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업무 효율ㆍ서비스 질 높아져”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곳 용역업체 직원인 정해진(왼쪽)씨와 경명선씨가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곳 용역업체 직원인 정해진(왼쪽)씨와 경명선씨가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어린 자녀를 둔 동료들은 아이가 ‘아빠, 비정규직이야?’라고 물어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한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인천공항 직원이라고 떳떳하게 말할 것이다.” (인천공항 수화물처리시스템 관리 직원 정해진씨)

“기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과 똑같은 임금을 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 10년 넘게 일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1등 공항이 되는 데에 작은 보탬이 된 노동의 대가를 인정받고 싶을 뿐이다.”(인천공항 환경미화원 경명선씨)

지난 9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정씨와 경씨는 공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특히 “경영 효율성을 위해 확대한 외주화가 오히려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13년째 하청업체의 재하청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정씨(51)는 지난해 1월3일 기계 고장으로 인한 수화물 처리 지연 사태를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그는 “수년 전부터 해당 기계 부품 교체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는데도 비정규직 말이라고 무시하다 결국 사단이 난 것“이라며 ”사고가 난 직후에도 권한 있는 공사 직원이었다면 좀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을 텐데 재하청 업체 직원이다 보니 보고부터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즉각 조치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경씨(51)도 “세계 1등 공항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다가도 비정규직이란 꼬리표와 용역계약 해지로 잘릴 수 있다는 고용불안감 탓에 괜히 위축될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10년째 공항에서 환경미화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이 세 번째 용역회사다.

이들은 비정규직을 어떻게 정규직화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과 관련, “차별 철폐 목적에 맞게 대다수의 비정규직은 공사의 직접 고용을 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은 고용이 얼마나 안정될지 의문이고, 무기계약직은 고용만 안정될 뿐 처우 등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우려다. 경씨는 “환경미화원만 해도 밀반출 금괴나 총포를 발견하고 재빨리 화재 신고를 해 사고가 커지는 걸 막은 적이 여러 번 있다”며 “모두가 중요하고 필요한 업무인 만큼 그간 저평가받았던 비정규직 업무를 이번에 제대로 평가해달라는 게 우리들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경씨와 정씨는 지난 5월12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비정규직 노동자 간의 간담회에도 참석해 “공항에서 중요한 일이면 그 업무를 맡은 사람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뜻을 대통령에게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정씨는 특히 “정규직이 되면 그만큼 직원들의 책임감도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씨도 “인천공항 최일선에서 일하는 우리의 목소리가 용역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공사에 전달되면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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