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식 삼성화재 블루팡스 감독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삼성화재 배구의 특징이요? 바로 기본기죠.”
신진식(42) 삼성화재 블루팡스 신임 감독은 최근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 센터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기본기를 강조했다. 그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범실이 없고 기본이 탄탄한 게 삼성화재 배구다”고 역설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리그 4위(18승18패ㆍ승점 58)에 그쳤다. 코치였던 신진식은 물러난 임도헌(45)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 4월 지휘봉을 잡게 됐다. 지난 1996년 삼성화재에 입단해 여태 ‘삼성맨’으로 살아 온 신 감독은 지난 시즌 팀 부진 이유로 “다른 해보다 범실이 많이 나왔다. 그건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몰빵 배구’에 대한 비판을 두곤 “외국인 선수 점유율을 보면 50%를 넘지 않는다”며 “중요한 경기에선 외국인 선수를 비중 있게 활용할 수 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영입 목적도 그런 것 아니겠나. 승부처나 챔피언결정전 같이 중요한 순간엔 외국인 선수를 활용하는 게 이상할 것 없다”고 밝혔다.
신 감독이 우연한 계기로 배구공을 처음 만졌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특활시간 때 운동장에서 배구를 했는데 빵하고 딸기, 초코 우유, 달걀을 줬다. 어린 마음에 그걸 먹으려고 배구를 했다”고 활짝 웃었다. 중학교 2학년 때 키가 166cm 밖에 되지 않았다던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171cm이 되더니 2학년 땐 185cm로 급격히 키가 자랐다. 17세 이하(U-17) 대표팀에 뽑혀 기량이 향상된 후 선수의 길을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사진=박종민 기자.
삼성화재에서 슈퍼리그 최우수선수(MVP)에 4차례(1998ㆍ1999ㆍ2001ㆍ2003년)나 선정되며 김세진(43)과 함께 당대 최고의 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신 감독은 2007년 은퇴 후 배구국가대표 트레이너와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상 2010년), 홍익대 배구부 감독(2011~2013년), 삼성화재 코치(2013~2016년)를 거쳐 마침내 감독직에 올랐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신 감독의 지휘아래 2017-2018시즌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비시즌 동안 선수들은 새벽 6시에 기상해 6시5분부터 10분 간 체중을 재고 이후 스트레칭을 한 뒤 6시50분이 되면 조식을 한다. 9시40분부턴 오전 훈련을 하고 정오에 중식을 한 후 오후 3시30분부턴 볼 훈련에 임한다. 오후 6시 석식을 한 뒤 오후 8시부턴 1시간 정도 개인 훈련을 진행한다. 필라테스 훈련은 화, 목, 금요일에 실시한다. 신 감독은 “내가 선수일 때 좋은 효과를 봤던 터라 신치용(62) 단장님께 요청해 하도록 했다. 몸이 유연해야 부상도 덜 당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다가오는 시즌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최태웅(41) 현대캐피탈 감독, 김상우(44) 우리카드 감독 등 삼성화재 출신 젊은 감독들과 경쟁한다. 그는 “김세진 감독은 우승의 기분을 안다. 최 감독은 우승을 경험한 것은 물론 배구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왔던 감독이다. 김상우 감독은 맞다고 생각하는 길로 우직하게 가는 배구 철학이 있다”며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보는 데 다 같이 ‘잘하자’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신 감독은 한국 남자배구의 앞날도 걱정했다. 김호철(62)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이란 아르다빌에서 열린 2018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 A조 풀리그에서 2장이 걸린 본선 티켓 확보에 도전했으나, 1승3패 4위(5개팀)로 대회를 마감했다. 본선 티켓은 이란과 중국이 나눠 가졌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사진=박종민 기자.
신 감독은 “한국 남자배구가 국제 경쟁력을 키우려면 유소년을 키워야 한다. 프로 구단과 한국배구연맹(KOVO)이 나서서 지역별 연고 팀을 마련해 그 팀에서 키워야 한다. 현재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배구 시키기를 꺼려하는 풍토가 조성돼 있다. 구단과 연맹이 공조해 지원 체계를 갖추면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선수 육성을 위해 중요한 부분은 바로 기본기다.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배구팀에서도 기본 운동은 적게 시키고 결과인 승부에만 집착하고 있다. 각 지역 유소년 팀에서 2년에 1명씩만 유망주를 길러내도 모든 구단을 합치면 7명이나 된다. 그렇게 10년 만 지나면 배구판이 달라질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떤 감독이 되고 싶느냐’고 묻자 그는 “일단 팀이 이겨야 수식어가 붙는 것이다. 혼자 ‘내가 어떠한 감독이다’라고 하고 나가봤자 지면 소용없다”고 답했다. 그의 인생 좌우명은 대학 때부터 ‘최고보단 최선을 다하자’다. 매사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 그는 생각해왔다. 신 감독은 “부담이 되긴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할 것이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은 다 해보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용인=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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