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식 삼성화재 블루팡스 신임 감독이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왼쪽부터 둘째 아들 신현빈 군, 아내 권세진 씨, 첫째 아들 신현수 군, 신진식 감독./사진=신진식 감독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신진식(42) 신임 삼성화재 감독에게 배구는 ‘친구’ 같은 존재다. 최근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 센터에서 만난 그는 “친구는 항상 곁에 있는 존재다”며 “나에게 배구도 그렇다. 어렸을 때부터 쭉 옆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친구’도 배구장에서 만났다. 1999년 결혼한 아내 권세진(40)씨와 러브 스토리도 남다르다. 신 감독은 “성균관대 2학년 때였다. 체육과에 처음으로 여자 후배가 들어온 해였다. 그래서 봤는데 여자 후배 4명 중 가장 호감이 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 후배가) 경기를 보러 체육관에 오게 하라’고 주변에 넌지시 얘기해놨는데 다음 날 열린 춘계연맹전 준결승 때 왔더라. 그런데 느닷없이 내 옆으로 와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사실 경기 보러 오라 했는데 내 옆으로 와서 놀랐다”고 웃었다.
신 감독은 “다음 날 열린 결승전엔 친언니와 같이 와 구경하더라. 나도 힘이 나 펄펄 날았고 결국 우승했다. 이후 학교에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하면서 사귀게 됐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물론 고비는 있었다. 그는 “아내와 5년을 사귀었는데 헤어졌던 적도 있었다. 겨울리그 때 숙소에 있는데 많이 생각나더라.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결혼하자고 했다. 장인, 장모님 앞에서 무릎 꿇고 40분간 앉아 있으면서 결혼 승낙을 얻어냈다”고 털어놨다.
신진식 감독./사진=박종민 기자.
선수 생활의 기억도 끄집어 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예선전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우승이 가장 행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애틀랜타 올림픽 예선전은 ‘신진식’이라는 선수를 알리는 계기였다.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금메달을 따고 관중석에 올라가 아내와 포옹했다. 병역면제 혜택도 누리게 됐던 터라 기뻤다. 당시 큰 아들 (신)현수가 열이 40도까지 올라갔는데 돌보느라 힘들었던 아내에 대한 고마움도 컸다”고 회상했다.
신 감독은 선수시절 수려한 외모와 빼어난 실력으로 당대 김세진(43), 후인정(43) 등과 함께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경기장엔 항상 ‘오빠 부대’가 동원됐다. 신 감독은 “대학 시절 숙소에 자주 찾아오는 한 팬이 있었다. 그 팬이 줬던 김밥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지적 장애가 있던 팬이었는데 항상 찾아오고 기다려주고 했던 것이 참 고마웠다. 그래서 잘 챙겨주려고 노력했다”고 추억을 떠올렸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신 감독에게도 가족은 가장 소중한 존재다. 그는 아내와 슬하에 현수(17) , 현빈(12) 두 아들이 있다. 그는 “2000년 1월쯤이었다. 시즌 때였는데 첫 아이가 나오려고 해 팀 동료들보다 늦게 (경기 장소인) 목포에 내려갔다. 첫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을 보고 목포로 향했다. 내려갈 때 아이 얼굴이 아른거리더라. 그 때가 일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신진식 감독이 가족과 해변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신진식 감독, 첫째 아들 신현수 군, 아내 권세진 씨, 둘째 아들 신현빈 군./사진=신진식 감독 제공.
그는 틈틈이 골프를 치며 영화와 음악도 감상한다. 쉬는 날엔 아내와 함께 골프를 치러 간다. 80대 중반 타수는 나온다. 인상 깊었던 영화와 음악에 대해선 “’글래디에이터’가 생각난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다. 시대적 배경은 옛날이지만 지금도 현실성 있게 느껴지는 그런 영화들이 좋다”며 “가수 임창정(44)의 노래를 많이 듣는다. 곡 ‘또 다시 사랑’이나 ‘나란 놈’, ‘오랜 만이야’, ‘내가 저지른 사랑’ 등 좋은 노래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좋아하는 음식으론 해산물과 닭고기를 꼽았다.
성공과 행복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성공은 주위에서 만들어주는 것이다. 반면 행복은 어디서 찾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리그 4위(18승18패ㆍ승점 58)에 그치며 ‘봄 배구’ 탈락의 좌절을 맛봤다. 위기에 빠진 명가 삼성화재의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다가오는 시즌 우승을 하면 커다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부푼 기대감을 나타냈다.
용인=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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