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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피해자 초청하고 위안부 할머니 안아주며 위로

입력
2017.08.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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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경축식 이모저모

경축사 역대 최다 39번 박수 받아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있다. 왼쪽은 길원옥 할머니.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있다. 왼쪽은 길원옥 할머니.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 안아주며 인사했다. 이번 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는 광복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뜻에서 위안부ㆍ강제징용 피해자, 파독 광부ㆍ간호사 등이 새롭게 초청됐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경축사를 읽는 동안 39번의 박수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경축식에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 쓴 애국지사 등과 나란히 섰다. 문 대통령 내외 양쪽으로 박유철 광복회장과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좌석이 배치됐다. 정부 주요 행사에서 정치권 인사가 아닌 그 행사에서 기리는 인물을 최대한 예우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전 원칙이 이번에도 적용됐다.

문 대통령은 행사 시각인 10시에 맞춰 행사장으로 들어오면서는 이용수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과 끌어안으면서 인사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이인우 씨가 일어서서 인사하려 하자 괜찮다는 듯 이를 말리며 앉은 채로 인사 받기를 권하기도 했다.

국민의례에는 독립군이 불렀다던 옛 애국가가 쓰였다. 스콜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 가락에 맞춰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독립운동을 한 오희옥 애국지사가 무반주로 애국가를 부르자 행사장 내가 숙연해 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박유철 광복회장의 기념사에 이어 무대에 올라 1933년 일본 동경에서 항일운동을 하다 체포돼 고초를 겪은 고 윤구용 선생 등 순국한 독립유공자 5명의 가족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뒤이어 문 대통령이 경축사를 읽어 내려가자 박수가 연신 터져 나왔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저마다의 항일로 암흑의 시대를 이겨낸 모든 분께, 촛불로 새 시대를 열어주신 국민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대목을 시작으로 모두 39차례나 박수가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정숙 여사와 참석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정숙 여사와 참석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독립운동 자금을 댄 김용환 선생의 이야기를 뮤지컬 형식으로 꾸며낸 경축공연이 열리자 상당수 유공자와 그 가족들은 연신 눈물을 닦았고, 문 대통령 내외도 손으로 눈가를 훔쳤다. 공연이 끝난 후 ‘그날이 오면’을 합창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묘역을 참배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의전요원이 우산을 받쳐 들고 문 대통령의 뒤를 따르려 했지만, 헌화와 참배 때는 독립지사에 대한 예를 다하기 위해 비를 맞으며 식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김구 선생 영전에 화환을 직접 헌화한 뒤, 90도로 허리를 굽혀 참배하고 분향했다. 이어 이봉창ㆍ윤봉길ㆍ백정기 의사의 묘와 안중근 의사의 가묘가 있는 삼의사 묘역도 참배했다. 아울러 이동영ㆍ조성환ㆍ차리석 선생 등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 묘역도 찾아 넋을 기렸다. 건국절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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