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불안감 높아져 매출 타격
조사 길어지면 생산에도 차질
계란 가격 급등 가능성에도 우려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신선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빵과 과자 등 2차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식품 업계는 살충제 계란 사태가 자칫 계란이 들어가는 2차 가공식품 전체에 대한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과ㆍ제빵 업체들은 이날부터 3일간 진행되는 정부의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살충제가 검출된 양계 농가 2곳 외에 다른 농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나올 경우 소비자들의 계란 소비 기피현상이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대형 제빵 업체 관계자는 “문제가 된 양계 농장과 거래가 없는 것으로 확인 됐지만 정부 전수 조사 결과가 중요하다”며 “만약 다른 농가에서도 살충제 검출 계란이 나오면 신선란으로 만들어지는 빵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높아져 판매 감소로 직결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조사 결과 살충제 계란이 추가로 적발되지 않더라도 신선란을 주로 사용하는 제과 제빵 등 식료품 업계의 타격은 불가피 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A식자재업체 관계자는 “과거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때도 고객 불안감이 높아져 계란류 반찬을 만들지 않았다”며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는 데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당분간 매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계란 수급에 대한 제빵 업계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정부의 전수 조사가 끝나는 18일 이후에도 계란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신선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빵과 과자, 식품(반찬) 등의 제조는 중단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대형 제빵 업체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신선란으로 2~3일 분량의 빵을 만드는 데 지장은 없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며 “정부가 3일 내 조사를 마치겠다고 했는데 인력 등의 문제로 조사 기간이 길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C제과업체 관계자도 “과자의 경우 신선란이 아니라 계란 파우더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당장 수급 불안 걱정은 없다”며 “하지만 정부 조사가 길어지고 계란 공급이 계속 늦어질 경우 관련 제품 생산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계란 가격의 급등 가능성도 식품업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AI 사태 때도 계란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이 뛰어 아예 생산을 포기했던 제빵 업체들도 있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필수 원재료인 계란 문제 때문에 영업활동에 막대한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계란을 공급받는 입장에서 달리 대안을 마련할 수도 없어 속만 끓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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