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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자모순(1)

입력
2017.08.1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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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나 알파벳과 같은 소리글자들에는 자모에 순서가 매겨져 있다. 글자를 배울 때, 사전을 만들거나 찾을 때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한글 자모순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는 정해진 자모순이 제시되지 않았었다. <훈민정음 해례본>(1446)의 각 장마다 언급되는 자모의 순서가 달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예의에서는 ㄱ ㅋㆁㄷㅌㄴ 등의 순서가, 제자해에서는 ㄱㄴㅁㅅㅇㅋㄷㅌ 등의 순서가 이용되었는데, 이 제자해에서의 순서가 현행 자음자 순서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 후 <훈몽자회>(1527)의 범례에서 오늘날의 자모순이 처음으로 싹튼다. 자음자를 ㄱㄴㄷㄹㅁㅂㅅㆁㅋㅌㅍㅈㅊㅿㅇㅎ 순서로, 모음자를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ㆍ(아래아) 순서로 배열한 것이다.

훈몽자회 이후 17세기에서 18세기 전반기에 걸쳐 몇 가지 조금씩 다른 순서가 쓰인 바가 있으나, 지금의 자모순과 가장 유사한 것은 <삼운성휘>(1751)에서 나타났다. 자음자에서는 ㅋ와 ㅌ이 서로 순서를 바꾼 ㄱㄴㄷㄹㅁㅂㅅㆁㅈㅊㅌㅋㅍㅎ 순이었고, 모음자는 <훈몽자회>와 같은 순서였다.

그러나 이 순서는 특별히 쓰일 곳이 없어서 제대로 유지되지 못하였고 다른 순서도 많이 제안되었다. 예를 들어 주시경 선생은 <국문연구>(1909)에서 ㄱㄴㄷㄹㅁㅂㅅㅈㅇㅎㅋㅌㅍㅊ와 ㅏㅓㅗㅜㅡㅣㅑㅕㅛㅠ 순서를 주장하였다.

19세기 말부터 근대적인 사전들이 편찬되면서 자모순이 본격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사전들이 통일된 자모순을 취하지 못하여 제 나름대로 편찬되었고, 현행 한글맞춤법에서 정한 자모순과 비슷한 것을 처음 택한 사전은 자음자에서는 <말모이>(1916), 모음자에서는 <조선어사전>(1910)이었다.

김선철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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