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청년경찰’은 두 주인공인 강하늘과 박서준의 호흡이 핵심인 버디무비다. 한 사람의 캐릭터나 연기력보다는 두 사람이 만났을 때의 어울림이 더 중요했다. 강하늘과 박서준은 대사 하나, 장면 하나 차곡차곡 쌓아올려 완전한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다. 강하늘 역시 영화를 직접 본 소감으로 자신의 연기에 대한 언급하는 것 대신 “개인적으로 서준 형과 재밌는 호흡이 잘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담긴 것 같다. 다행이다”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특히 두 사람의 호흡은 대사를 빠르게 주고받는 신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심지어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해당 신을 여러 개로 나눠 촬영하려고 했지만 호흡이 잘 맞는 바람에 한 번에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강하늘은 “진짜 신기하게 연습을 한 번도 안 했다. ‘이렇게 가자’ 말만 하고 찍었는데 자연스럽게 나왔고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이는 두 사람이 대본을 잘 외웠기 때문이 아니었다. 실제 두 사람은 희열(강하늘 분)과 기준(박서준 분)이 돼 대본의 빈 공간을 애드리브로 채워 넣었다. 강하늘은 평소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과감하게 도전했다. 그는 “원래 나는 ‘대본에 충실하자’는 주의인데 이번 작품에선 감독님이 원하시는 대로 애드리브를 많이 하게 됐다. 처음엔 어려울 것 같았는데 촬영한다는 느낌보다 정말 같이 놀면서 했더니 잘 풀렸다. 영화를 보는데 ‘저 신 중에 어디까지가 대사이고 애드리브였지?’라고 생각할 정도였다”라며 웃었다.
애드리브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강하늘이 박서준을 향해 내뱉는 특정한 욕이다. 물론 욕이라고 하기엔 귀여운 수준의 단어로, 강하늘의 입에 착착 달라붙어 그가 내뱉을 때마다 관객을 폭소케 만든다. 강하늘은 “대본에는 한 번 정도 있었는데 애드리브로 계속 하게 됐다. 많은 욕 중에 거부감 주는 단어나 파열음이 강한 것을 자제하고 선택한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주변 스태프들이 먼저 예상했다. 강하늘은 “박서준과 같이 작품을 했던 스태프 분들이 내가 박서준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말을 해주셨다. 개인적으로는 박서준이 키도 크고 멋있어서 도도하고 시크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처음 만났을 때 무장해제 시키는 웃음을 지으면서 ‘하늘씨. 반가워요’라고 인사하는데 바로 동화가 되더라”라며 박서준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영화 속에서 희열과 기준이 ‘덤앤더머’ 스타일이라면, 실제로 강하늘과 박서준은 ‘오래된 친구’ 같았다고 한다. 강하늘은 “재밌는 얘기도 많이 하면서 친구처럼 지냈다. 서준이 형이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 친구처럼 먼저 다가와 줬다. 그래서 더 기댈 수 있었고 믿을 수 있었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희열은 때로는 바보 같아 보일 정도로 순수하고 패기가 넘치는 인물이다. 어느 정도 이미지 캐스팅을 한 만큼 희열의 모습은 실제 강하늘의 모습과 어느 정도 닮아있다. 강하늘은 “초반에 너무 딱딱하게 나오는 것만 빼면 희열이와 나는 많이 닮았다. 친구와 함께 있을 때 희열이는 유쾌하고 재밌지 않나. 나는 웃음이 헤픈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희열은 경찰대에 갓 입학한 학생으로 각 잡힌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강하늘은 본인의 대학교 신입생 시절을 떠올리며 “나도 신입생 때는 딱 그런 모습이었다. 희열처럼 열정이 넘쳤다. 나는 연극학과였는데 선후배 군기가 심했다. 1년 차이 선배도 겁이 났다. 4 기수 차이가 나면 마치 예술인 같았다”라고 회상해 웃음을 자아냈다.
‘청년경찰’은 철없는 20대 청춘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경찰판 스물’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스물’(감독 이병헌)은 강하늘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작품이기에 더욱 언급되고 있는 것. 강하늘은 “‘스물’을 언급해준 것 자체가 고맙다. 다시 한 번 회자되면 좋은 것 아닌가. 처음 ‘청년경찰’ 대본을 읽고 나서 정말 재밌었다.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흐뭇하고, 재밌는 장면이 튀어나오는 타이밍이나 위트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혼자 ‘언제 이런 걸 봤지?’라는 생각을 해보니 ‘스물’ 때 느꼈던 감정이었다. 김주환 감독님께 여쭤봤더니 이병헌 감독님을 아신다고 하더라. 속으로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구나’ 싶었다”며 웃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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