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8ㆍ27 전당대회’ 당권주자 첫 TV토론
이언주ㆍ정동영ㆍ천정배, 안 전 대표에 집중포화
국민의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안철수 전 대표가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이 책임 지는 모습이냐”며 출마 논란에 정면 대응했다. 8ㆍ27 전당대회를 앞두고 14일 열린 당 대표 후보 1차 TV토론회에서다. 이날 토론회에서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ㆍ이언주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두고 “명분 없다”, “당이 쪼개질 것”이라며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특히 천 전 대표는 첫 질문부터 안 전 대표를 향해 “정치 지도자의 최고 덕목은 책임 지는 자세”라며 “당의 최고 지도자였던 분답게 밖으로 눈을 돌려 헌신하라”고 주장했다. 천 전 대표는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내다가 내년 지방선거 때 큰 역할을 하라”며 “백의종군을 하든 선거대책위원장을 하든 당과 상의해 그때 나서는 게 당이 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도 “안 전 대표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갇혀 있다”며 “수많은 당원, 의원, 원외 위원장들이 말릴 때 좀 더 (귀를) 열어놓고 듣고 결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그동안 이 당이 시스템으로 움직인 게 아니라 소수 측근에 의해 움직여졌다”며 사당화 논란에도 불을 지폈다.
이 의원 역시 “많은 의원들이 출마에 반대했는데, 당 대표에 당선됐을 때 이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풀 것이냐”며 “당이 쪼개지고 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압박했다. 이 의원은 또 “많은 분들이 출마에 반대하고 뒤돌아 서 있는데 저 같으면 삼고초려,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밤늦게 집 앞에 찾아가서라도 울면서 설득하겠다”며 “소통 노력이 너무나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시종일관 출마의 정당성을 설파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안 전 대표는 “보통 상황이라면 이렇게 나서지 않았을 테지만, 지금은 당이 소멸 위기에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없다”며 “한 개인에 의해 움직이는 당이 아니라 시스템과 가치에 의해 움직이는 당으로 혁신하는 게 제 목표”라고 강변했다.
자신의 출마를 비판하는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집중되자 안 전 대표는 “소모적 질문에 답하느라 시간을 다 썼다”며 마뜩잖은 표정을 지었다. 후보들은 그러나 ‘반안(철수) 단일화’를 위한 중도사퇴에는 선을 그었다. 천 전 대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이 의원은 “단일화할 정도로 여유로운 시기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정 의원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면서도 “결선투표까지 간다면 당을 살리는 방안이 같은 사람들끼리 합심할 수는 있겠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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