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디스플레이 국내직원 지난해 1200ㆍ600명 줄어들어
반도체는 전년보다 소폭 증가
설계 등 전문 분야는 인력난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 많았다”
올해 신규 채용은 2배될 듯
대규모 시설투자로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고용인원이 지난해 현상유지 수준에 그쳤거나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올해는 고용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꼭 필요한 전문인력 부족은 해소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국내 고용인원은 4만4,282명으로, 2015년(4만3,901명)보다 고작 381명 증가했다. 2015년 대비 지난해 DS부문 매출이 7.5%, 영업이익이 6.3% 증가한 것에 비하면 고용인원 증가율(0.83%)은 낮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분야에만 1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해 지난해 국내 고용인원(2만2,254명)은 2015년의 2만2,139명보다 115명 늘었다. 2015년과 비교하면 매출(-8.5%)과 영업이익(-38.5%)이 급감했지만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도 6조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확대한 것을 감안하면 고용증가율은 뒤처진다.
반도체는 소폭이라도 증가한 것과 달리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지난해 고용인원이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5년 말 국내 직원수가 2만4,985명이었지만 지난해 9월 말에는 2만3,779명으로 1,206명 줄어들었다. LG디스플레이도 국내 인원이 2015년 3만2,160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3만2,010명으로 600명 적어졌다.
대표적 자본집약적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시설 증설의 고용 확대 효과가 미미한 것은 자동화와 연관이 깊다.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서는 근무자를 찾기 힘들고 반도체 라인도 과거 사람이 날랐던 웨이퍼(실리콘 기판) 이송까지 전부 자동화됐다. 이젠 각 공정별 관리자 정도만 필요하고 최신 설비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하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고용인원 감소는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가 많았던 영향도 있다”며 “초창기엔 규모를 갖추기 위해 인력 확대가 필수적이었지만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라 과거처럼 채용 수요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발맞춰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신규 채용 규모를 늘린다. 지난해 700명 정도를 뽑은 SK하이닉스는 약 1,500명을 채용할 계획이고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약 500명)보다 두 배 가까이 뽑는다. 삼성전자 역시 DS부문 채용인원을 늘리기 위해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전문인력 부족에 대한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 등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의 경력직 채용 공고를 수시로 내는 것은 전문인력 부족을 방증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서 “반도체 인력 수급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세계 시장을 제패한 메모리보다는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 확보가 최대 과제”라고 전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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