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정동직업별호구조서 발간
을지로 남쪽서 공직ㆍ상업 종사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에는 서울 인구의 28%가 일본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을지로를 중심으로 남쪽에 터를 잡고 공무업이나 상업에 종사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934년 서울(경성)의 민족별ㆍ직업별 상황을 보여주는 ‘각정동직업별호구조서’를 소장유물자료집으로 14일 발간했다. ‘각정동직업별호구조서’는 당시 최하위 행정단위인 정(町)과 동(洞)을 기준으로 민족을 조선인, 내지인(일본인), 외국인으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8개 직업별 범주로 분류한 통계자료다.
이에 따르면 당시 서울 인구의 28%는 일본인이 차지했다. 전국 인구 중 일본인의 비율이 2.7%였던 것에 비해 눈에 띄게 높은 수치다.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도 서울 인구의 1.5%에 달했다.
서울 내 조선인과 일본인의 주된 거주지는 을지로(황금정)를 기준으로 나뉘었다. 북쪽을 가리키는 일명 북촌에는 조선인이, 남촌에는 일본인이 많이 살았다. 중국인은 주로 남대문로 2ㆍ3가 서쪽으로 자신들의 거리를 형성했다.
서울의 조선인 직업은 상업ㆍ교통업(31%)이 가장 많았다. 반면 당시 전국의 조선인 직업 분포도에서는 농ㆍ임ㆍ목축업이 75.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서울의 일본인은 주로 공무ㆍ자유업(39.4%), 상업ㆍ교통업(34.6%)에 임했다. 서울 내 중국인 등 외국인의 직업은 상업(61%)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은 “’각정동직업별호구조서’는 식민지 수도 경성부의 도시 성격과 구성원들의 모습을 읽어 내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구체적인 통계자료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 1934년 서울의 장소와 역사와 기억에 대한 학문과 이야기가 보다 깊어지고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책방(02-739-7033)과 서울역사박물관(02-724-0274)에서 구매할 수 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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