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괌 포위 사격 위협으로 증폭된 한반도 전쟁 위기감이 이번 주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략군이 김정은 보고 후 발사 대기 태세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8월 중순”인 데다 연례 한미군사연습 을지가디언프리덤(UFG) 직전이기 때문이다. 전쟁 발발 징후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증시 변동성지수는 큰 폭으로 뛰는 상황을 안이하게 볼 것도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전화로 협의한 것은 이런 시점을 감안하면 적절했다. 북한의 도발을 강조한 미국과 관련 당사자들의 공동 자제에 방점을 둔 중국에 인식 차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 실현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재확인한 것은 당장의 위기 국면 전환을 위한 행동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제하라”는 구두 경고만으로는 당면 위기는 물론이고 근본문제 해결에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 말만이 아니라 미ㆍ중이 어떤 책임 있는 행동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느냐가 중요하다.
우선 중국의 역할이 막중하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는 중국의 주장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대북 외교를 통해 현 위기 국면을 진정시킬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중국뿐이라는 점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성과도 중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여주느냐에 달렸다. 향후 더 강한 제재가 필요할 때도 중국이 진정성을 갖고 국제사회의 기조에 동참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렇게 중국이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것을 포함해 미국의 역할도 중요하다. 미국이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북한과 직접 대화를 마냥 외면해서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은 결국 대화와 담판이라는 정확한 해결의 큰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는 중국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책임 당사자인 한국과 긴밀히 소통ㆍ협의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해외 언론들이 너도나도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를 쏟아내고 있다. 전면전이 발발하면 순식간에 수십만 명이 숨지는 재앙이 일어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미국도 중국도 그 후유증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한반도 위기의 당사국인 미ㆍ중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행동으로 전쟁 위기감을 북 핵ㆍ미사일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기회로 탈바꿈시켜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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