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lshit(헛소리), 외계인, 방화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를 향해 거친 단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를 지낸 안 전 대표가 8ㆍ27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면서다. 당내 주류인 안 전 대표가 당선되더라도 향후 당 대표로서의 권위를 지킬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돈 의원은 가장 원색적인 용어로 안 전 대표를 비난했다. 그는 창당 초기 안철수계로 분류됐지만 현재는 안 전 대표의 출마 자체를 반대하는 일부 호남계 의원들과 뜻을 함께하며 비(非) 안철수계로 돌아선 상태다. 그는 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안 전 대표가 출마 선언 당시 주장했던 극중주의(極中主義) 노선을 두고 “영어 단어로 bullshit이나 마찬가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bullshit’은 ‘헛소리’를 뜻하는 욕설이다.
이 의원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인지부조화, 나르시즘 등의 자극적 단어까지 동원하며 비판의 수위를 더 높였다. 그는 “안 전 대표가 대선 패배를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안철수가 그나마 지니고 있던 깨끗함, 겸손 등 이미지마저 다 없어지고 인지부조화와 나르시즘 밖에 남지 않았다. 불행한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전 대표가 대선 패배에 대한 철저한 반성 없이 결선투표제의 부재 등에 패배 원인을 돌리고 당 대표에 도전한 일이 인지부조화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비안철수계 대표적 인물인 황주홍 의원도 안 전 대표를 외계인에 비유하며 쏘아붙였다. 그는 8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전날 안 전 대표와의 회동 후일담을 전하며 “(회동이) 끝나고 나서 한 의원이 ‘안 전 후보 외계인 같다’고 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저도 벽에다가 대놓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며 “(당이) 이렇게 된 마당에 책임을 느끼기는커녕 다시 또 하겠다고 나온다는데 어떻게 이런 얘기가 있을 수 있느냐”고 안 전 대표를 만류했다고 밝혔다.
당권 도전 경쟁자인 천정배 전 대표도 안 전 대표를 방화범이라 지칭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10일 광주시의회 기자회견 자리에서 “(안 전 대표는) 당을 위기에 몰아넣은 일종의 방화범인데 그 불을 끄러 나오겠다고 하니 당의 신뢰마저도 잃게 만드는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이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할 후보가 책임을 지기는커녕 또 당 대표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것은 당을 소멸의 위기로 모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