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9ㆍKB금융그룹)가 국내 대회 첫 우승을 위해 “차라리 부담감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 상금 6억원)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솔직히 말씀 드리면 작년까지는 국내 대회 우승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인비는 “지금까지는 (국내 대회에서) 아무 생각 없이 너무 편안하게 했던 것 같다”며 “차라리 부담감을 팍팍 가지고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자타가 공인하는 여자골프 1인자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18승을 올리고 메이저 우승을 7차례 한 데다가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그는 최연소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하지만 유독 국내 무대에서는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 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4승을 비롯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도 우승했다. LPGA투어에서 활동을 시작한 뒤 9년 동안 국내 17개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한 번도 우승하지 못 한 채 준우승 6차례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박인비는 “외국에 있다 와서 경기하다 보니 컨디션 관리에 소홀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시합 수를 조절하면서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에 임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한국에 오면 내 플레이 자체를 즐겼고, 팬과 만나는 것을 즐겼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지금부터 도전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대해서는 “작년 대회에서 웜업을 잘해서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좋은 기억이 있는 대회”라고 소개하며 “스폰서 대회에서 우승하면 무엇보다 좋을 것 같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번 대회는 박인비의 후원사이기도 한 제주개발공사가 주최한다. 지난해 대회에서 박인비는 부상 치료 중 출전해 컷 탈락했지만 대회 직후 참가한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그는 “한 달 전부터 생각처럼 샷이 잘 안돼서 고생했는데 지난 주부터 샷 감이 올라오고 있어 다행”이라며 “열심히 해서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상반기 KLPGA 대세로 떠오른 김지현(26ㆍ한화), 이정은(21ㆍ토니모리)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그는 “젊은 선수들에게 배울 부분이 있으면 배우고, 가르쳐줄 것은 가르쳐주고 서로 자극을 주면서 할 생각”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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