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들 잃은 이버지, 학교폭력 암시 쪽지 만들어
중학생인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끓자 아버지가 학교폭력을 암시하는 쪽지를 만들어 사건을
조작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월 15일 오후 6시 34분께 울산의 한 청소년문화센터 옥상에서 중학생인 A(13)군이 떨어져 숨졌다.
당시 A군은 가족에 대한 미안함 등을 담은 유서를 남겼고, 경찰은 학교 폭력과의 연관성은 없다고 보고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했다.
한 달여가 지난 7월 21일 A군의 아버지가 A군의 옷 주머니에서 “학교가 싫고 무섭다. 아이들이 나를 괴롭힌다. 죽고 싶다. 학교 전담경찰관은 연락이 없다. 우리가 가난해서 무시하는 것 같다”는 내용의 쪽지를 발견했다.
이 쪽지에는 자신을 못 살게 한다는 특정 학생 2명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
경찰은 이 쪽지를 학교 폭력의 단서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최근 A군의 아버지는 A군의 사건을 추적 취재하던 한 방송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쪽지는 내가 위조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의 사인이 학교폭력이 아니라는 재심결정이 나자 절박한 심정에서 메모를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의 아버지가 20대인 A군의 형을 시켜 쪽지를 만든 뒤 A군이 작성한 것처럼 속여 언론에 공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이에 대해 “쪽지 진위와 상관없이 A군을 상대로 학교 폭력이 있었는지, 후속 과정에서 학교와 학교전담경찰관(스쿨폴리스)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을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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