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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스캔들’ 수사 FBI,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 자택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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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스캔들’ 수사 FBI,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 자택 압수수색

입력
2017.08.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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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 EPA 연합뉴스

‘러시아 스캔들’의 수사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점점 조여오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측 내통 의혹의 핵심 인물인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다. 통상 미국에서 압수수색은 수색대상에게 상당한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때 이뤄져 스캔들 수사가 한층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FBI는 지난달 26일 새벽 버지니아주 매너포트의 집을 긴급 압수수색했다. 매너포트는 수색영장 집행 요구에 협조적이었으며, FBI 요원들의 질문에도 성실히 답했다고 그의 대변인 제이슨 말로니는 전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과 조율을 거쳐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뮬러 특검은 매너포트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부적절한 거래를 입증할 ‘키맨’으로 꼽고 있다. 그의 친(親)러시아 활동과 관련한 비위는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1년 전인 2014년 초 이미 FBI 수사망에 포착됐다. 결국 매너포트는 지난해 8월 2012년 러시아와 밀착한 우크라이나 정당으로부터 거액을 받고 미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한 정황이 드러나 선대본부장에서 사퇴했다. 12년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 인사와 연간 1,000만달러 규모 거래를 하고 돈세탁을 한 혐의도 불거진 상태이다. 또 지난해 6월에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줄 정보를 얻을 목적으로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러시아 측 여성 변호사를 만난 사실이 밝혀지는 등 대부분 핵심 의혹에 연루돼 있다.

미 정가와 법조계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을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트위터로 설전을 벌인 리처드 블루멘털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런 식의 기습 수색은 매너포트가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피터 자이덴버그 전 연방검사도 “수사기관은 수사 대상이 주요 증거를 없앨 우려가 크다고 확신할 때 압수수색 등 공격적 조치를 취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스캔들 규명의 다른 한 축인 미 의회 조사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상원 법사위원회는 2일 트럼프 대선 캠프에 요청한 2만쪽 분량의 관련 서류를 제출 받았고, 매너포트와 트럼프 주니어 역시 각각 400쪽, 250쪽 분량의 서류를 위원회에 넘겼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상원 정보위원회도 이달 휴회에 들어가기 전 증인 90여명을 면담하기로 하는 등 의회가 올해 말까지 스캔들 실체를 파헤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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