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선 논란 박 본부장 첫 공식행사
황 박사 사태 책임 11년 만의 사과
“열심히 일 하고 싶다” 사퇴는 거부
“황우석 박사 사건으로 국민에게 좌절감과 실망을 드린 당시 정책총괄자로서 이 자리를 빌어 사과한다. 후회와 함께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인선 논란’의 중심에 선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0일 황 박사 논문 조작 사태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 무려 11년의 공식 사과다. 하지만 과기혁신본부장 자리에 강한 미련을 보이며 각계에서 쏟아지는 사퇴 요구에는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정책간담회에서 박 본부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심경을 토로했다.
박 본부장은 “황 박사 사태와 관련해 많은 우려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걱정을 끼쳐 무척 죄송하다”며 “그 사건 당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아무 말 없이 매 맞는 심정으로 가만히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에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기회를 만들지 못해 항상 답답하고 죄송했다. 사과의 글도 썼지만 어디에도 밝히지 못했다”며 “당시 논문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건 신중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과학계와 시민단체 등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일로 보답하겠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박 본부장은 “과학기술 혁신 체계를 만들고 싶은 게 꿈이고, 이번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다”며 “저의 부덕을 용서해주시고 부디 많이 부족한 저에게 기회를 달라”고 간청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